2016년 3월 1일 화요일

유럽 은행 위기 가능성과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


15 Feb 2016

글의 대부분은 직접 작성하였으나
'그들은 왜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했나',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4 Feb 2016 
내용을 일부 참조,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1) 은행 섹터의 급락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28, 독일 Deutche BankCDS(신용 부도 스왑) 프리미엄은 급등하였고 독일 은행 섹터의 주가는 급락하였다. 독일 은행에 대한 우려는 다른 은행에 금새 전염되어, Credit Swiss(스위스), Societe Generale(프랑스), Standard Chartered(영국) 등 주요 유럽 은행의 CDS 역시 급등하였고, Citi 등 미국 은행의 CDS 마저 급등세를 보였다일본의 닛케이 지수 또한 지난 주 -11% 하락하여 금융 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였다. 일본 주식시장 역시 은행 섹터의 실적 우려가 하락을 촉발하였다. 일본 중앙은행의 전격적인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은행 섹터의 급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단순한 경기 불황이나 주가 조정을 넘어, 은행 시스템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취약해져 있는 금융시장은 위기를 직감하자 금에 자금이 쏠렸고안전자산인 미국, 독일의 국채가격도 크게 올랐다. 특징적인 점은, 최근 은행 섹터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유럽과 일본 두 지역 모두 마이너스 예치금리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2) 마이너스 예치금리의 도입
마이너스 예치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지정한 수준의 이상의 초과 예치금에 대해 중앙은행에 보관료를 지불하는 정책이다. 금리를 아무리 낮추어도 시중 은행에서 실물경기로 돈이 돌지 않자 중앙은행은 초과 예치금에 패널티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마이너스 정책 금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1972년 스위스에서 이미 환율을 약세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바가 있다. 달러의 금 태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에 연동되어 있던 스위스 통화는 초강세를 보였다. 스위스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의 예금에 한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 통화 강세를 저지하려 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스웨덴이 2009년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하였다. 스웨덴은 금융위기 직후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투자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통화가 크게 절상되자, 수출경쟁력 상실, 디플레이션 압력 증가의 부작용을 우려하였다. 2012년에는 유럽 재정위기의 가운데 덴마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뒤따랐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2014년 명목정책금리가 제로 하한에 도달한 상황에서, 추가 통화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초과 예치금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인하하였다(현재 -0.3%). ECB는 이미 2011년 대규모 자산매입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였으나, 상대 은행에 대한 신용우려에 따라 자금이 금융 시스템에 배분되지 않고 중앙은행에 다시 되돌아와 예치금으로 쌓이게 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이너스 예금금리 정책을 도입하였다.
2016129일에는 일본은행(BOJ)이 초과 예치금에 마이너스 금리(-0.1%)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베노믹스 양적완화 정책이 이미 진행중인 일본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정책목표인 2%의 인플레이션 조기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단행하였다. BOJ 또한 2015년 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초과 예치금에 대해서만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한다. BOJ가 매년 80조엔의 양적완화를 수행함에 따라 은행을 통해 BOJ에 다시 들어오는 예치금의 규모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스웨덴도 211일 추가 금리인하를 시행하였다.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은 최근의 글로벌 경기 둔화세에 따라 물가회복 동력이 꺼질 것을 우려하였고,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추가 인하하였다.

3) 마이너스 예치금리의 기대효과와 현실
정책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돈을 경제 전체에 비처럼 뿌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이를 통해 디플레이션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정책수단이다. 세부적으로는 이자부담을 줄여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를 자극하고, 통화가치를 약세로 유도하여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며, 부채상환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를 자극한다통화약세를 유도하여 해외 순수출을 늘리고, 금융 및 실물 자산가치 상승을 통해 소비를 촉진한다.
양적완화는 실제로 금융자산을 중앙은행이 사들여 장기금리를 강제적으로 낮추고 자산가격을 부양하는 효과를 보이며실물경기에 밀접한 장기금리나 모기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다. 반면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초단기 금리에 영향을 주어 주로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이너스 금리가 실물경기에 파급되려면 대출, 예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어서 투자와 소비를 자극하여야 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따라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잉여자금은 결국 다시 중앙은행에 예치되어야 하므로, 각 은행은 중앙은행에 보관료를 지불하지 않으려 하니 은행간 단기금리가 결국 중앙은행 예치금리 수준에 수렴하게 된다.
글로벌 메이져 국가간 환율은 단기금리의 격차에 의해 결정되는 성향이 있으며, 단기금리가 낮아진 국가의 통화는 따라서 타 통화대비 약세를 보이게 된다. ECB의 마이너스 예치금리는 유로 환율의 약세 유도 외에도 전반적으로 단기자금 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주요 국가와 주변국 간의 단기금리 격차를 좁히는 역할을 하였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는 역내에 주로 영향을 미친 ECB의 정책과 비교할 때, 달러화, 유로화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BOJ의 마이너스 예치금리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엔화는 크게 강세를 보여 달러 당 엔화 환율은 정책 발표 후 121까지 상승하였다가 113으로 급락하며 초 강세를 보였다. 완화적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는 마이너스 예치금리가 은행에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지적이 퍼지면서 유럽발 금융시스템 붕괴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예전 미국 금융위기도 시발점이 금융기관이었다는 점에서 유로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그에 따른 부실 가속화가 다시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퍼진 것이다.

4) 부담을 짊어진 유럽 은행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에게 재정적인 부담을 지운다는데 있다. 현실적으로 은행은 고객의 예금금리에 마이너스 부담을 지우기는 어렵다은행으로서는 고객들에게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지 못하면서 중앙은행에만 보관료를 지불하는 셈이다실질적으로 보관료 금액의 부담은 크지 않으나 유로존 은행은 이미 제로 수준의 정책금리에 따른 예대마진(NIM) 스프레드 하락과 경기부진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여러 부문의 익스포져, 신용파생 손실 우려가 제기되었다유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고 전통적으로 중동, 러시아에 익스포져가 많은 유럽 은행의 성격 상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도 우려된다전세계 에너지 관련 대출 3,710억 달러 중 약 40%가 유럽 은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Societe Generale 의 상품 관련 익스포져는 타 은행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또한 그리스, 포르투갈 등 국가 부채비율 자체가 높은 경우 해당 국가의 국채 보유 자체가 각국 중앙은행 및 은행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유럽 은행에 대한 우려는, 코코본드의 이자지급 불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Deutche bankCDS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더욱 촉발되었다. 코코본드는 Basel 3 규제에 따른 은행 리스크 측정 시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는 후순위 채권으로서,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 많이 발행된 은행의 자금 조달 수단이다. 위기 발생시 보통주 자본으로 전환 되거나 상각되면서 은행의 자본력을 복원시키는 채권으로, 유로존 발행잔액 950억 유로 정도이다. 5% 이상의 고금리 지급이 약속되어 있다.
현재 Deutche bank의 코코본드는 발행가격의 70%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은행 주식가격도 유사한 궤적이다. EuroStoxx 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떨어졌다문제는 유럽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유럽중앙은행은 추가 양적완화에도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은행들의 재정건전성은 단기간 내에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5) 위기는 아니지만 중앙은행의 정책여지는 줄어들 것
결론적으로, 유럽 은행은 큰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은 있으나 이번 문제는 은행이 부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는 아니며, 다만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은행의 수익성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신호를 중앙은행에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은행 산업의 수익성은 크게 예대마진과 자산 부실, 2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위기는 은행에 대규모의 부실 자산이 발생할 때 시작한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는 모기지 채권 부실 때문이었고, 2011년 유럽 금융위기는 유로존 주변국 채권의 부실 때문이었다. 이번 유럽 은행의 문제는 은행의 시스템 위기는 아니다.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그만큼 빚을 키워올 때에 가능한데, 금융위기 이후로 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져를 많이 줄여 온 유럽 은행이 또 위기를 겪을 확률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저금리 기조 하에서 은행 섹터는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크레딧 리스크 때문에 금융 시스템이 위기에 처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정책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은 남는다.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이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진다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추가적인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은행이 예금 유치 고객들에게 마이너스 금리의 부담을 전가시킬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환율도 더 이상 정책 당국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물경제를 그대로 두면서 환율만을 약세로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미 BOJ의 추가 정책에 대해 금융시장은 엔화 강세로 반응하였다. BOJ는 이왕 금리를 내린 입장에서 추가적으로 더 내릴 수 있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미 금융시장은 현 상황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추가적 통화정책 여지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통화정책의 역량이 작아지는 만큼 재정정책과 소득재분배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통화정책은 원래 자산이 있는 사람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정책이다.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는 금융위기에서 세상을 구했지만 정책 부작용 또한 작지 않다. 부동산 가격을 다시 상승시켰고, 집이 없는 청년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은행은 더 이상의 저금리 기조를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재정이 건실하고, 금리가 이미 충분히 낮아 추가적인 통화정책이 큰 의미를 보이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재정정책을 고려하게 될 것이며일본과 같이 재정이 건실하지 않은 나라는 정책 추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이전처럼 경제지표가 좋지 않아도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연경, 북경, 베이징>

 <연경, 북경, 베이징> 1. 북경 현황 - 맑은 공기, 남아도는 젊은 인력, 외국인 관광객 없음 지난 주말 금토일 잠시 중국 북경에 다녀왔습니다. 남중국은 가끔이지만 북경은 25년만이었어요. 북경을 자주 다녀온게 아니기 때문에 hi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