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일 일요일

[일상]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 뿐 (11.1. 2020)

11.1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 뿐


1. 이번 주말에는 D사 입사동기 한명의 결혼식이 있었다. 입사동기는 30후반-40초반의 직장인 열 명 남짓. 몇 년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집을 구한 사람이 많았는데 '18-20 기간 동안 청약에 당첨 된 사람이 많았다고. 아이가 둘 정도 있고 하니 열심히 청약 넣고 하면 당첨은 된 모양. 지르는건 못해도 하라는건 열심히 잘 하는 착한 동기들이다. 학생 때 선생님 말은 잘 들은 학생들인 모양. 그래도 최근 2년간은 청약이 조금씩은 나왔는데 이제는 재건축이 다 막혀있어서 더 나올 구석이 있을까 싶다.

청약 당첨 말고 집을 구한 사람은 용인 수지에 50평 '00년대 초반 연식 집을 지른 한 명 뿐이었는데, 아이 셋까지 다섯식구라 넓은 평수를 구해야 했었다고. 5억 근처로 매수,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2억 가까이 오른 모양이다. 외곽이긴 하나 요즘 세상에 50평대에 5억이라니 싸게 잘 산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다. 자산이라는게 여튼 싸게 사면 물려도 큰 손해는 없고, 장기간 실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면 좀 덜 올라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

대화는 부동산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자연스럽게 정권 비판으로 이어졌는데 정권에 비판적인 과감한 발언도 자주 튀어나와서 놀랐다. 내가 정권에 크게 비판적인 줄 알았으나 요즘 세태로는 그리 과도한 것도 아닌 모양. 

요즘은 만나기만 하면 다들 부동산 이야기일 뿐인데, 주지하듯이 '17-18 때와는 달리 지금은 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없으면 너무 괴로우니 다들 이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겠는가. 다만 이제는 당분간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2. 용인 50평 5억이면 잘 산거 같다고 이야기해줬는데, 나는 사실 강남, 잠실이나 혹은 분당, 용인의 도시구획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기반한 도시구획은 영 질색. 모종린 교수나 [도시의 승리]에서 언급하는대로, 도보와 대중교통으로 연결된 도시를 나는 더욱 선호하고 동떨어진 주거지역보다는 업무지역과 가까운 곳을 선호.

자동차 도시는 집중도에 한계가 있고, 집중될 수록 늘어나는 자동차 트래픽을 해결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도시는 서버브로 확장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자동차 운전을 싫어한다. 그러나 나의 선호와는 별개로 최근 한국 산업은 현재 수원 삼성전자와 판교 IT 비즈니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자녀양육에 좋은 업무단지와 다소 동떨어진 대단지 아파트의 선호, 자동차 기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도 한국의 주류라고 생각.



3. 토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성동구 서부/중구 동부 일대를 돌아다녔다.
옥수 - 약수 - 신당 - 상왕십리- 신금호 - 행당 - 응봉 - 왕십리 루트
왕십리 뉴타운 센트라스, 옥수 리버젠 단지는 처음 가 봤다.

왕십리뉴타운이나 행당/신금호쪽은 아파트 대단지 공급이 많은 곳. 나쁘지는 않았으나 살고 싶지는 않았다. 자금이 조금 아쉬우면 생각할 수 있는 옵션 정도. 왕십리 뉴타운에 누가 공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이를 추진시킨 오세훈 시장에 감사해야하지 않나 싶음.

옥수-금호 신축단지는 잘 해놓기는 했고 도심-강남 2개 업무지구 직주근접 가능하고 압구정 가까운 지리적 위치가 좋아보였으나 그 자체로의 매력은 잘 모르겠음.

왕십리든 옥수든 재개발 전 선호되던 지역은 아니었다. 아현/북아현도, 신길뉴타운도, 흑석동, 장위동도 마찬가지. 서울 주택 공급 중 아파트의 비중은 50% 밖에 되지 않는데, 아파트 선호 비중은 90%가 넘을 것.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해답일 수 밖에 없는데 정부는 어쩌자고 이걸 이렇게 틀어막는지 모르겠다. 이 공급-수요 미스매치를 어떻게 잘 해결하시려고.

신당은 중구 을지로 2가 - 신당까지 청계천을 따라 이어지는 도매시장의 연장선상.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상업지역이 중구에 자리하고 있는데 전자상거래의 세상에서 경쟁력이 없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는 지역. 을지로2가 쪽은 업무빌딩들이 우향우 하며 하나둘 새로 올라가고는 있다.

지역 매력도로는 응봉-서울숲쪽이 좋아보였는데, 경의중앙선/중랑천 동쪽은 다음 기회에 볼 예정. 매력있어 보이나 괜찮은 주거단지가 없다는게 문제인데 트리마제 옆 강변 건영아파트가 많이 올랐다고 알고 있다. 서울숲 수혜는 볼 것 같은데 구축이라 오를까? 궁금했던 단지.




4. 주말은 아내와 함께 거의 비슷한 루틴으로 생활한다. 토요일 오전은 가벼운 등산을 하거나 수도권 주요 지역을 돌아본다. 아파트 임장?까지는 아니고 서울 산책 정도. 이번주에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성동구 서쪽을 탐사. 오후에 일정을 마치고 식사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고는 집에 들어와 사우나를 하고 푹 쉰다. 보통은 밤에 영화 한 편을 보고 잔다.

일요일 아침에는 스타벅스에 텀블러를 가지고 가서 아메리카노 두잔과 클래식 스콘을 주문한다. 스콘에는 꼭 딸기잼을 발라서. 크림도 추가하고 싶지만 그것은 어려우니 딸기잼만. 까페에서 낮까지 글이나 신문을 읽는다. 일요일 오후는 휴식을 취하며 집 정리 등을 하고, 일요일 저녁에는 다음날 출근을 준비한다. 토요일에 등산/산책을 하지 않는 날은 일요일과 같은 루틴을.




5. 매 주말 중앙선데이를 읽는데 이번 주는 그다지 건질 만한 것이 없었다. 헤지펀드에 대한 기사 하나 정도만 정리해둔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 것이 시타델 펀드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대학 때 패닉 장세서 대박…30년 만에 헤지펀드 제왕 군림"
https://news.joins.com/article/23908217
"초기부터 ‘멀티전략’ 펀드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하나의 투자전략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하나의 펀드에서 다수의 투자전략을 구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따라 시타델의 대표 펀드인 ‘웰링턴’과 ‘켄싱턴’은 주식, 채권·매크로, 퀀트, 크레딧, 상품의 다섯 가지 투자전략을 아울러 운용했다."


나는 올 초에 퀀트운용본부로 옮겼고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퀀트운용방식이란 무엇일까. 퀀트운용을 하기 전에는 수식과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퀀트라 생각했고, 본부를 옮겨 운용을 시작하고부터는 룰 베이스 의사결정 방식이 퀀트운용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퀀트의 핵심은 투자횟수 n을 늘리는 것. 이론적으로 매니저를 평가하는 기준 IR(Information Ration)는 IC(투자 계수, 리서치의 정도)와 투자 횟수(beneath)의 제곱근과의 곱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즉, IR = IC * sqrt(n). 액티브 매니저는 리서치를 깊게 해 IC를 높이는 반면, 퀀트 매니저는 확률이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전략을 구사하여 통계적, 결과적으로 돈을 번다는 것. 다양한 자산을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하고 이를 위해 룰 베이스, 대체 데이터나 수식의 도움을 받는 것. 대수의 법칙을 따르게 되면 평균적으로 양의 수익률이 발생한다는 믿음에 기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애매해도 들어갈 법 하면 들어가는게 맞는 것 같다. 적당히 자를 거 생각하고. 100% 완벽한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6.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년 형을 확정받았다. 그를 위해 나설 정치세력은 없었고 정권은 눈치 볼 이유가 없었을 것. 그는 정치를 사유화했고, 전 대통령에 비열하게 보복했으며, 뜯어보면 여러 부문에서 뇌물이든 횡령이든 뭐든 부정부패가 많았을 것. 그러나 17년 형량에는 과도한 감정이 섞여있는 느낌. 친정부 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수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 정부도 퇴임 이후가 만만치 않을 것이며 그래서 공수처가 필요할 것. 안타깝게도 노무현 이후 대통령 중 MB가 가장 나았다는게 한국의 답답한 현실.

미국 대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한국 대선도 22년 3월에 있어 의외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취임해 대통령당선인으로서 준비하는 2개월을 상실했으니 실질적으로 임기를 2개월 손해본 셈. '21.4월 서울시장 선거가 있고, '22.3월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내년 여름만 지나면 대선정국일 것. 틀린 정책은 빠르게 모멘텀을 잃을 것이다.



7. 미국 나스닥 테크기업들이 나쁘지 않은 실적에도 이번 주 큰 폭 하락하였는데, 여전히 코로나는 간판이고 조정 이유는 대선 불확실성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 트위터는 실적까지 부진하게 발표하면서 -20% 이상 급락하였는데 트위터 폭락은 트럼프 낙선 예측과도 함께하는 듯

대선 이후의 주가 방향성이 중요한데 트럼프의 불복이나 바이든 당선+공화당 상원 승리 등의 시나리오는 악재이지만 확률도 낮은 편이고 실현된다고 해도 지수가 얼마나 추가로 하락할까 싶다. 단기매매가 쉽지 않은 직장인 지인들에게는 리플레이션이냐 아니냐 스타일 돌려치기 고민하기보다는 나스닥 지수나 MSFT, 삼성전자우 등 대형 우량주가 하락할 때마다 적립하는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



8. 읽고 있는 책

- 자본주의와 자유, 밀턴 프리드먼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 미국의 목가(American Pastoral), 필립 로스
    '60-70년대 미국의 사회적 격변을 살아낸 유대인 사업가의 삶. 퓰리쳐 수상

-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고생대 3번(Perm 등), 중생대 2번(K/T 등) 있었던 생물학적 대멸종기에 대한 연구
    최근 100년이 6번째 대멸종 구간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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