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3일 월요일

[여행] 청주-세종-대전 탐방기 (11.19 - 20. 2020)

11.19 - 20. 2020  청주-세종-대전 탐방기



1. 청주: 역사가 오랜 도시

청주는 충주 공주와 함께 충청도의 유서깊은 도시이지만 대전은 생긴지 120년밖에 안되었고 세종시는 길게 봐줘서 10년된 도시.

공주는 금강 남쪽에 백제가 세운 유서깊은 도시. 곰주, 웅주라고 불렸다. 
충주는 남한강-낙동강 수계 운송로에 있던 중요한 지역.

청주는 고려시대에도 이미 중요했던 지역으로, 요새는 직지심경 같은걸로 열심히 마케팅을 하고 있었음.
언제부터 도시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청주의 역사를 알아보니 통일신라의 5소경이 근원이었음. 
수도 경주와 낙동강 상류인 상주가 중심 지역이었고 상주에서 각 지역으로 넘어가는 요충지에 3개의 '소경'이 설치되어 수도의 지리적 쏠림을 보완.

상주에서 한강유역으로 넘어가는게 충주(중원). 이 루트는 조선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교통로로 쓰였다. 상주-새재(문경)-충주
충주를 넘어서 강원도쪽으로 넘어가는 도시가 원주(북원). 여기는 강원도(영서)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상주에서 보은쪽으로 소백산맥을 지나면 나오는 지역이 바로 청주(서원). 이곳은 무심천, 미호천을 통해 금강 상류, 충청도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그 밖에, 낙동강-남강을 거쳐 진주까지 올라왔다가 소백산맥을 넘어서 섬진강변에 있는 도시가 남원. 이는 영남에서 호남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
그리고 옛 가야 지역인 김해에 하나의 소경이 더 있었다. 원주와 남원에는 아직도 원(原)이 지명으로 남아있다.

청주는 역사가 오랜 도시라 구도심은 예전 읍성이 있었고 지금도 성안길, 성안동이라는 명칭을 사용. 그러나 구도심은 노인이 많았고 젊은 사람이 적어 활기찬 느낌은 아니었음. 
구도심은 한국의 역사가 오랜 도시가 흔히 그렇듯 산 아래 강을 보고 T자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데 청주는 구도심 바로 동쪽이 산지여서 도시의 확장이 제한. 
구도심의 구심력이 약해 구도심 재개발은 가능성과 경제성이 낮아보였으며 여타 지방도시와 같이 새로 개발되는 가장 외곽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오고 가격도 제일 비쌌다. 서남쪽 가경동, 동북쪽 율량동, 동남쪽 용암동 등.

청주에서 제일 그럴듯한 것은 가로수길. 도로를 확장할 때 나무를 뽑아버리고 싶었을텐데. 
청주 대전 모두 야구장이 있는 학교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 같은데 한화이글스는 야구성적이 왜 그모양인지...?? 미스테리. 박찬호 류현진으로 100년간 뽑기 운을 다 써버린건가.



2. 세종: 행정도시+아파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세종시는 국제업무지구, 교육연구지구 의료지구 같은거 만든다는데 현실은 컨벤션 센터는 있어도 호텔이 하나도 없어서 국제행사 같은걸 개최하기가 어렵다고.
교육연구시설도 KDI 말고 들어올 게 있을까? 행정기관 들어오는거 정도만 성공할 것 같고 거기에 장기적으로 의회 정도만 가능할 듯.. 
자생력 있는 산업도시 연구도시는 어려울 것 같고 행정기관 때려넣고 녹지 많이 넣고 도시계획 좀 잘 하고 그런 정도. 그래도 정부청사는 잘 지어놨더라. 한국 안같고 미국 행정도시 같았음.

세종시 도시계획은 2개의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하는데,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도시를 만들 생각은 했으면 왜 순환철도를 만들 생각을 못했는지 버스만으로는 부족하고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없는 도시가 되었다.

세종시에서 가장 흔한 것은 아파트지만, 메이져 브랜드 아파트는 거의 없어서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들로 넘친다. 그래도 다들 잘 지어놓긴 했음. 호텔이 없어서 대전으로 넘어가서 잤다.



3. 대전: 근대와 현대도시의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

대전 인천 군산 부산의 공통점은? 근대역사 박물관이 있다는 것. 개항기에 생긴 도시라는 얘기다. 
대전도 아무 것 없는 벌판에 경부선 지나가고 호남선 분기 결정되면서 일본인들이 와서 세운 도시라고.
이런데 붙는 설명이 항상 일제의 철도 부설과 항만 건설로 수탈이 어쩌고 기존 도시가 쇠퇴했고 어쩌고 하는데 그냥 하운이 철도교통으로 교체된 것일 뿐.

현재의 대전은
철도교통과 근대 개항기에 생긴 동구/중구/대덕구의 구도심... 이지만 많이 노후되어 있음. 충남도청마저 홍성으로 도망가서 성심당 하나 남은듯.
갑천 북쪽 산자락을 파내서 만든 카이스트/대덕연구단지/충남대의 북쪽 지역. 행정구역상으로는 유성구. 산학협력 기업들도 많아서 예전에 기업미팅하러 주로 다니던 지역. 대덕연구단지는 대덕구가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갑천 서쪽의 유성 도안지구/노은, 반석지구 등 주택단지가 최근 뜨고 있는데 세종시와 가까운 매력이 있음.
그리고 갑천 동쪽 유등천 서쪽의 도시 한가운데가 서구 둔산지구인데 여기가 90년대 이후 대전 신시가지 핵심지역... 크로바아파트 등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있고 상업중심지인 갤러리아타임월드도 있고.
그리고 북동쪽에 신탄진 지역에 담배공사와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한솔제지 등 제조업 산업지역이 좀 있다.
지역마다 아주 특색이 달라서 이게 같은 도시가 맞는지 의심스러움. 연구단지와 둔산이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인공적으로 세워진 도시라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

세종에는 새 아파트가 많고 상업지역이 형성 덜 된 반면 대전에는 그래도 상업지역이 구축되어 있으니 세종에서 대전 상업인프라를 좀 갖다 쓰고, 대전 사람들도 세종 아파트에 많이들 들어가 사는 듯.

둔산은 정부청사 지방으로 내려보내면서 생긴 신도시로 당시에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긴 하던데 녹지 비율이 높지만 효율성은 떨어지는 느낌. 대로변 너머에 공원을 몰아두면 효과가 반감된다. 

성심당은 빵집이 아니라 튀김빵 도넛집이던데... 대전 외 지역에는 지점이나 프랜차이즈를 두지 않고 대신 KTX 특송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는 제공한다고. 지점 안두는게 여러모로 나은 전략이라고 생각.

시장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귀 따갑게 듣고 왔는데 말이 느리다고 해서 시끄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많이 들어본 말투라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말투가 충청도 사투리였구나... 싶었는데 대신 외할아버지는 조용조용하신 분이셨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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