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3일 화요일

[일상] 미국 대선 당일 (11.3. 2020)

11.3. 2020 미국 대선 당일


1. CFA 시험을 등록했다. 내년 5월에 있는 Level 3 시험. Level 1은 대학생 때 취업을 준비하면서, Level 2는 D사에 다닐 때 상사들의 강요에 못 이겨 취득했었다. 1차는 2주쯤 공부하고 합격해서 시험을 우습게 봤었다가, 2차는 공부를 꽤 했음에도 3번의 시도를 거쳐 합격. 

지금 회사로 옮긴 이후로는 운용사 매니저가 돈 버는데 자격증이 무슨 필요냐, 돈만 벌면 되지, 하는 생각에 몇 년간 CFA는 관심없이 살았었는데, 이제 다시 준비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 그만큼 삶의 몇 단계를 지나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건 좀 더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제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

CFA 시험은 내년부터 CBT로 시험 방식이 바뀐다고 한다. 계산 문제를 풀기는 불편하겠지만 English Essey를 쓰는 데는 좀 더 유리할 것이다. Level 3는 Essey 부분이 많기도 하고.



2. CFA를 꼭 따라고 압박을 주었던 예전 Boss께서 어제 마침 페이스북으로 친구 추가를 요청하셨다. 그 분 아래에서 일할 때에는 사실 좀 괴롭고 고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만큼 직원들을 푸시했고, 더 높은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아직도 존경. 특히 나에게 매니저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타인의 소중한 자산을, 생명 다음으로 소중한 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 청지기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일깨워주셨고, 나는 지금껏 그 사항 하나만은 매니저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붙들고 살았다. 내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공공의적3에 나오는 정재영을 올려두었었는데 영화는 구리지만 매니저로서 이 장면이 인상깊었기 때문. 그만큼 나를 믿어주시는 고객들도 있었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요즈음은 내가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운용업의 앞날이 어떨지도 자신이 없고.



3. 홍남기 총리가 오늘 사표를 제출. 방송을 통해 발언했다. 조롱도 많이 당하고 최근 이사 논란에 대주주 과세 책임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모양. 그는 사실 유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최소한 부동산 정책에 그의 책임이 많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재부 장관으로서 정책 방향성을 바꿀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는 사표를 반려했다는데, 한국 대선은 '22년 3월로 멀지 않았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에 남아있을 사람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현명한 사람은 어서 나오려고 할 것이다.



4. 오늘 한 친구로부터 주식 교체매매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종목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나는 화학을 살 거면 화학을 사고, 건설사를 살 거면 건설사를 사고, 지배구조 이슈를 파 먹고 싶으면 파 먹는 매매를 해야 한다는 생각. 뭐가 좀 더 싸니까 교체하자 이런 논리로는 주식을 잘 하지 않는다. 싼 주식이 결국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이나 그 기간은 고통스럽고 결국 안 올라갈 수도 있고. 소위 '싼 주식'을 사는 가치투자의 접근방식으로 투자를 하려면, 장기적으로 결국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는 하고 들어가야 할 것.



5. 싼 종목을 찾는게 가치투자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중소형 종목을 다루지 않은지도 좀 됐다. 그보다는 금리와 부동산과 주식의 벨류에이션을 비교하며 투자하는 것이, 싼 자산을 투자하는 보다 적합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 올 여름 나스닥 테크 주식들의 고가 논란이 일며 PER 100배 넘어간다고 이게 말이 되는 벨류에이션이냐 주장하는 사람에게, 나는 트레져리는 PER 200배 (일드 0.5%) 라고 해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여러 자산을 보며 투자할 때에도, 나는 오르는 때를 맞춰서 사려고 하고, 아니면 말고. 



6. 오늘 한국 주식시장은 섹터가 크게 갈리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리스크 해소 국면을 반영시키며 끝났다. 씨클리컬 섹터가 강세인 날은 조심해야 한다. 뭘 조심해야 하냐고? 지수가 대단히 강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한국은 결국 수출주도형 경기민감 국가이고, KRW는 경기민감 신흥국 통화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 오늘도 그런 모양새가 나타났고. 시가가 높게 형성된 것이 아닌데 장중에 오늘 상승분을 다 올렸다. 

한국시간으로 내일 오후쯤 동부 애틀랜틱 해안의 경합주인 PA NC FL 3개 주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며, 셋 중 하나에서라도 바이든이 크게 앞서는 결과를 보인다면 대선은 사실상 끝난다고 봐야 할 것. 현실적으로는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몇몇 경합주의 결과가 명백해지면, 바이든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일단 대선 불확실성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 기대감으로 금리는 한차례 더 오를 수 있고, 그러면 은행/금융주가 좋을 것이다. USD는 한차례 더 약세를 트라이할 수 있다. 다만 신재생은 많이 해 먹은 느낌이고 금리 상승과 독과점 규제 우려 등등 테크는 여튼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것. JPM에서 미국 테크 투자의견을 하향했다고.

다만 이런 흐름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고, 금리가 오르는 것이 걷잡을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때문이 아니라 경기 회복과 재정부양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주식에 나쁘게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금리 상승도 어느 레벨에서는 적당히 막힐 것. (트레져리 10y 1.0 갈까?) 그 이후에는 다시 Tech가 상승을 트라이할 수 있고 편하게 개인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회에 Tech를 꾸준히 적립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함. 



7. 2016년에는 트럼프가 당선될 거라는 예측도 금융가(특히 미국 금융가)에서는 있긴 했었다. 다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계산기를 돌려봐도 WI, MI, PA 등 미국 Deep North 제조업벨트의 민주당이 이탈하지 않는 이상 FL, OH 등 경합지를 Trump가 가져간대도 Clinton의 당선이 확실해보였기 때문. 그리고 정확히 그 3개 제조업벨트 state를 Trump가 석권하면서 당선에 성공했었다. 과거 역사와 문화적 경향성만을 생각하고 당시 최근의 기류, 즉 제조업 붕괴와 중국에 대한 적개심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던 탓.

당시 나는 바이사이드 주니어 섹터 애널리스트였는데 첫날 멘붕하고 다음날 세아제강, 두산밥캣 등 인프라관련 주식을 사자고 추천했었고 씨클리칼 주식들은 그 후 3개월 정도 랠리했던 기억이 있다. 진퉁이면 이벤트에 사도 늦지 않다. 한참 더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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