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일상] 이번 주 이야기들 몰아서 (11.9 - 13. 2020)

이번 주 이야기들 몰아서 (11.9 - 13. 2020)



1. 월화수 모두 저녁 약속이 있었고 목금도 만만치 않아 블로그 게제를 건너뛰었다. 연말은 연말이다. 밀린 글들을 한번에 정리해서 올린다. 외부 방해가 없다면 3년간은 계속 쓸 각오로 쓸 것... 이지만 밀리는 일은 많겠지...



2. 11월 초 장기금리 상승과 주식 호조, 그리고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그 때문에 은행 섹터를 긍정적으로 판단했었다.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블루웨이브든 백신이든 여튼 경기는 개선되고 있고 미국은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으며 백신은 연말 이전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할 것이기 때문. 

그리고 이번 주 화/수요일쯤부터는 금리 상승과 다우 롱/나스닥 숏 플레이가 과도해졌다고 판단하여 나스닥 반등을 노리고 플레이. 매매를 잘 못해서 성과를 쥐똥만큼 거두고 포지션을 스퀘어시켰지만 이번 시장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따라갔다고 생각한다. 목요일 아침에는 미국 코로나 재발과 뉴욕 락다운으로 나스닥이 반등했다는데 그것처럼 궁색한 헤드라인이 없었다. 돌릴 때가 되었다는 얘기.

금요일은 기간조정 끝나고 다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는데 이게 리스크 온으로 보는게 맞는지는 애매하지만 여튼 외국인의 달러화 이탈은 지속되는 모양.

특히 최근에는 가치분석보다는 시장흐름을 타는 매매를 주로 하고 그쪽이 훨씬 결과도 좋다. 투자할 때 베타를 잘 안쓰지 않냐는 질문을 들었는데, 특히 지금 내 업무가 그렇기도 하지만 항상 베타 노출을 줄이고 장기(로 물려있는)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 강세장일때는 익스포져를 노출시키고, 약세/보합장일때는 베타중립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튼 종목쟁이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주식을 한다. 

화요일에 스터디원들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 스승님을 초청해서 옛날 재밌었던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신입사원이던 당시 주식팀장으로 계셨는데 일부러 부하직원들더러 기업분석을 못하게 했었고. 매크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 그리고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햇다고 판단한다. 바틈업 리서치는 한참 나중에 이직을 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그렇게 중요하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커리어 하이에 본격 진입할 30후반인데도 아직 더 다듬어야 한다는게 문제이긴 한데.. 아직은 크게 돈을 잘 못 번다. 조금씩은 수익이 나는데. 아직. 포지션과 매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듯. 시도하고 있으니 조만간 극복할 것으로 생각.



3. 나는 왜 주식을 하는가? 왜 금융시장에 들어왔는가? 원래 나의 관심은 역사와 지리학에 있었고, 경제학과 주식시장은 또 다른,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 생각했었다. 학생 때는 역사/지리와 경제/금융이 막연하게 관계는 있다고 생각했던 정도. 어릴 때는 닥치는대로 책을 읽고 화려한 전쟁사에 관심이 많았으나 점차 산업혁명과 근대화, 그리고 그보다는 산업혁명의 기초를 닦은 16C 유럽의 상업 혁명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서양과 동양이 만나고, 물자를 실어나르며 이윤을 만들어내던 그 시기를.

그리고 금융업계에서 몇 년 일하다 보니 16C 무역이나 20C 트레이딩이나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지 결제하는데 지구 반 바퀴를 돌아가느라 반년정도 걸리느냐, 당장 마우스 클릭 한두번으로 끝낼 수 있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 어릴 때에는 막연하게나마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지금의 세상에서는, FX, 금리, 주식, 그리고 원자재 시장에서 매일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4. 나는 컨텐츠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결정적으로 스마트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원리와 핵심을 파악하는데 능숙하지 않다는 얘기. 

나는, 원리 잘 파악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고유명사를 잘 못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몇몇 전재들을 관찰한 다음 내가 내린 결론. theorem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사례를 미분하여 핵심 패턴만 남겨야 한다. 아쉽게도 나는 그렇지 못하니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도움을 받는 수 밖에.



5. 사회적, 경제적 성공의 가장 큰 요소는 결국 수급이고, 그 수요, 즉 미래 트렌드를 예상하기 어렵거나, 혹은 내가 그 분야에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률이 낮은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이라는 것은 결국 운에 상당부분 좌우되는 것이어서, 오히려 남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거 미리 가 있는게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꼭 되는것은 아니지만 되면 뭐 내가 먹을게 많다 이런거. 성공하려면 오히려 남들이 안된다는 곳에 가서, 도박을 한 번 해 보는게 맞는거 같다는 생각.

나는 사실 사회적 성공은 별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경제적으로는 큰 어려움 없이 자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오히려 친애하는 매니저님의 말씀과 같이, 성공이야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든 아니든 자기 자신의 성장을 추구하는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세상에 '성공하는 법' 은 없다"



6. 이번 주 여러 장소에서 저녁 모임을 가졌는데, 인상적인 것은 역시 용산. 사람 많더라. 열정도부터 삼각지 신용산까지.

서울 동북쪽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살아봤는데, 거주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목동 오목교역 앞. 
높은 주상복합과 번화하고 트렌디한 상가, 조용한 아파트가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대로변이 아니어서 차 소음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며 도심과의 교통도 멀지 않고 멀리 강변(안양천)이 지난다.
해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싱가폴, 시애틀, 스톡홀름인데 역시 공원과 호수와 고층건물의 도시. 

그리고 나만의 그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은 지금은 용산공원쪽이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오목교는 예전 내가 살 때 그대로 낡아버려서 한참 퇴보한 느낌.
신용산역-이촌역 사이, 씨티파크, 아스테리움, 파크타워 등이 관심. 남쪽은 한강뷰 동쪽 북쪽은 공원뷰인 맘에 드는 매물은 한 30억정도 하는 듯....(세상에..)
주복이라 많이 오를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내 취향이다. 주복은 다들 별로라고 하니... 살고싶은데 사는게 중요하지 그깟 부동산으로 돈 얼마 더 버는게 중요한가 싶기도. 



7. 이번달부터 독서모임에 하나 더 참석하게 되었다. 친애하는 매니저님께서 초청해주신 덕분. 
그나마 잘 하는게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거 정도 아닌가 싶다.



8. 다음 주말에는 하루 휴가를 붙여 청주-세종-대전을 보고 올 예정. 앞으로 한국 제 2의 도시권역이 될 지역. 다 합하면 인구는 250만에 육박.

세종시에는 호텔이 단 하나도 없고, 내려가 있는 지인은 있으니 보고 올 사람은 있을 듯. 
오송, 오창은 기업들이 좀 있어 몇 차례 방문했었는데 청주 시내를 가보는 것은 처음이다.
대전은 워낙 노잼의 도시이고 익숙해서 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서 맛상무 맛집투어가 주가 될 듯.

세 도시를 다니는데 대중교통을 알아보니 꽤 불편하던데, 벌써 광역철도 논의가 발표. 행정부가 있는 곳이니 아마 빠른 시간 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2020년 11월 8일 일요일

[일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1.8. 202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1.8. 2020)


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지난 주말 쿠엔틴 타란티노의 'D장고'를 보았고 이번 주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았다. 남부 함락 기념 시리즈. 

둘 다 영화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렇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정말 대단하더라. 뒤져보니 제작년대는 1930년대 후반. 영화산업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 시대에 이걸 만들다니. 당시에 엄청난 돈을 들인 대작이었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아직도 흥행 올 타임 1위라고. 러닝타임 4시간에 오버츄어 인터미션도 있는 아주 고전적인 영화.

1930년대면 씨빌 워 끝난지 6-70년 후. 남부의 옛 기억을 가진 세대나 그 자녀세대는 온전히 남아있었을 것이다. 소설 원작자 마거릿 미첼은 조지아 아틀란타주 출신, 아버지가 남부 역사에 정통한 변호사였다. 최근에 와서 영화의 인종 차별적인 부분이 논란이 되었고, 지금 봐서는 어이없는 부분도 많으나 마가렛도 나름 진보적인 인사였다고. 남부의 백인우월주의는 1960년대까지도 남아있다가 간신히 민권법이 통과되며 개선되기 시작했으니, 당시에 많은 미국인, 특히 남부인들의 잃어버린 옛 문명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휴브님도 한번 지적하신 적이 있지만, 미국 남부를 보고 있으면 이게 진짜 미국의 본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개봉 90년뒤 2010년대에 타란티노의 장고가 나타나 마치 타라와 같은 디카프리오 캔디스의 농장을 샷건으로 조져버렸다ㅋㅋ 2020년 대선에 드디어 제임스타운의 버지니아에 이어 아틀랜타의 조지아까지 블루스테이트가 되었으니 그 낭만적, 귀족적인 남부 문명은 이제 정말 바람과 함께 사라졌군요. 

링크는 마가렛 미첼의 생애. 제멋대로여서 속을 썩인 첫 남편의 이름은 무려 '레드'. 그리고 그와 이혼 후 결혼한 둘째 남편 존은 전남편 레드와도 친구였던, 애슐리같은 자상한 사람이었다고.



2. 남/북부 대신 도시/시골

미국에서 더 이상 남부/북부의 개념은(최소한 정치를 설명하기에는) 사용가치가 많이 떨어졌는데 존경하고 친애하는 박 위원님께서 관련된 이야기를 블로그에 정리해주심. 미국은 다들 아는 것 처럼 도시/써버브,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글로벌라이즈드 벨류체인의 수혜자인가 피해자인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 이번 4년은 도시민들이 이겼으니 Political Correctness가 다시 흥할 수도.

나는 10년 전 여의도 처음 들어왔을 때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기분이 들었는데 존경하는 애널리스트 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세미나도 요청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팬클럽이 아이돌을 만났을 때 뭐 그런 기분이었을거다. 당시에는 그랬었어.



3. Me Business

김미경씨에 대해 여러가지 비판하는 말들도 많지만, 트렌드에 밝고 비즈니스 감각이 있고 열심히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는 모습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번에는 Me business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나 자신(me)을 사업 모델로 만드는 일(business)"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발전 방향이 아닐까.


"린(Lean) 스타트업’으로 가볍게 시작하신 것도 그렇고, 될 것 같은 모델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시장에 던지고, 반응을 봐서 안 되는 건 버리고 되는 건 과감하게 투자하신 것도 그렇고"

"내가 꽂히고, 뭔가 해보면 될 것 같다는 감이 오는 일들은 일단 하고 본다. 대신 시작은 매우 가볍고 작게 하는 게 원칙이다."

"회사에서 나오는 순간,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미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한다. 취미로 가볍게 시작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작고 소박하게나마 시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취미로 글을 썼으면 글쓰기 플랫폼에 자신의 글을 올려 보고, 공부를 시작했으면 몇 명이라도 가르쳐 봐야 한다."

굳이 내가 블로그에 글을 꾸역꾸역 써서 올리는 것도 Me Business의 시작인 셈.



4. 아버지와의 샌 프란시스코 여행

작년 이맘 때 아버지와 둘이서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일본 여행을 가볍게 다녀올까 했었는데, 지난해 하반기 NO Japan 사태가 터지고 나서는 아들과는 달리 민주당 지지자인 아버지는 일본 여행은 영 싫으시다고. 대체재로 대만 여행을 갈까 알아봤으나 다들 대만 여행을 선호하는 통에 비행기표가 40만원을 넘어버렸으니, 이참에 미국이나 한번 다녀옵시다 하고 60만원대 아시아나항공권을 싸게 끊어서 예정에도 없던 미국 여행을 다녀 온 것이었다. 나는 '18년에 미 서부를 돌았으니 1년만에 다시 간 것이고 아버지는 첫 미국 서부 여행.

아들들이 으레 본가에 소홀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정도를 좀 지나쳤으니 친구들이 나를 보고 '후레자식'이라 부를 정도였던 것이다. 받을 지원은 다 받아놓고서는, 명절 행사를 '튀김에 절하기'라고 비꼰다거나, 원하시는 출산도 별로 생각이 없고... 하나에서 열까지 맞는게 없다. 지방에서 공기업 40년을 다니시고, 도시에서 살았으면서도 아직도 농촌의 감수성을 지니신 아버지와, 서울도 답답해 죽겠는 나와는 참 어울리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그 여행은 지금까지도 내가 아버지께 가장 잘 해드린 일이 아닐까 싶다. 샌프란시스코 언덕도 올라가보고, 자전거를 타고 골든게이트 브릿지를 넘어갔고, 알 카트라즈 섬도, 태평양 해안도 보고 왔지만 어떤 코스를 갔느냐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어제 아버지께서, 1년 전 여행이 너무 즐거웠다고, 아직도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을 한다고, 1년을 기념하며 연락을 주셨다. 꼭 한번쯤 인생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서 여행을 다녀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더 늦어지기 전에.



5. 아내님 영전하심

아내가 글로벌 기업의 중요한 자리로 영전하는데 성공했다. 현실 능력자인 아내는 어쩌다가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여튼 나는 아내를 트위터를 통해 만났다. 내가 현실에서는, 특히 말빨로는 매력이 있는 인간같지는 않은데 역시 글이 실물보다 나은거 같고 결혼도 트위터를 통해서 했으니 글빨로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친한 친구가 결혼 준비를 하며 드레스를 보러 갔다길래 아내가 웨딩드레스를 고르던 때가 생각이 났다. 당시 플래너가 연결해준 업체에서 웨딩드레스를 4번 입어볼 수 있는데 아내는 드레스를 한번 입어보고는 그게 제일 낫다며 바로 결정해버렸다. 직원들이 말려서 3번 더 입어봤는데 결국 첫번째 드레스가 제일 나았음. 

아내랑 살면 재밌는 일이 많다. 이번에는 또 비스포크 냉장고 새 제품을 정가의 절반 값 정도에 줏어왔다. 애널리스트 친구 하나는 "형은 도대체 집에서 뭘 하시는 거에요ㅋㅋ" 라고 하더라. 아내와 같이 살게 되고 나서 인생의 많은 고민이 사라졌고, 인생의 목표가 바뀌었으며, 지금의 삶이 내 인생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기라고 느낀다. 함께 오랜동안 즐겁고 풍요롭게 살 수 있기를.

2020년 11월 7일 토요일

[일상] 대선 이후 (11.6. 2020)

대선 이후 (11.6. 2020)


1. 미국 대선은 사실 전세계 황제를 뽑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이번 선거는 희대의 빌런 트럼프의 저력과 코로나 사태로 급증한 우편투표 때문에 개표가 어지간히 진행되었어도 도대체 결과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

이런 사태가 나타날 때마다 국민 직접투표제를 하지 않는 미국의 선거제도를 비판하는 얘기가 항상 나오는데 연방제의 역사적 맥락을 모르는 주장이기도 하거니와, 현 선거제도는 실제로도 각 state별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 state의 권력이 살아 있는 것이기도. 그러지 않았으면 CA와 북동부로 권력은 다 쏠렸고(경제력은 이미 그렇지만) 나머지 지역은 공동화되거나 내부식민지가 되었을 것.

또한 개표가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미국은 이런 시스템을 고집하는지, 전산으로 국민들을 등록하고 관리하지 않는지 꼬집는 의견도 있으나 역시 미국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생각함. 미국이 IT 기술이 부족해서 한국, 중국처럼 등록을 못해서 안했겠는가. 시민이 국가에 우선한다고 생각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행위를 피하는 것. 수정헌법을 붙일지언정, 아직도 헌법에 근거하여 통치하는 나라가 미국임.


2. 여튼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를 큰 호재로 반영했다. 테크주가 큰 폭 상승했고, 상승하던 국채금리는 하향 안정화로 반전. 달러화의 약세 추세만 지속되었다. 이 움직임은 1)대선 불확실성 해소 뿐만이 아닌, 2)공화당의 상원 장악에 따른 과감한 재정정책 가능성 하락, 3)증세와 테크기업 규제 가능성 또한 하락할 것이라는 요인을 반영한 것. 

상원은 조지아 주의 결선투표 남아있으나, 공화당의 장악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50-52석). 블루웨이브 (민주당의 대통령-상원-하원 장악 시나리오) 실패로 과감한 재정정책 어려울 것. 특히 재정정책과 증세는 의회의 승인이 꼭 필요한 이슈로 건전재정을 요구하는 공화당은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보니 대선보다는 상원 결과가 금융시장 스토리에는 더 중요했던 것이었다. 이는 펠로시의 패배이기도 하다.

재정부양책, 증세, 신재생, 의료보험, 테크기업 독점규제 등 대부분의 민주당의 야심찬 정책이 견제에 부딛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회는 재정에 대해서는 큰 권한. 애초에 의회라는게 왕 마음대로 세금 맘대로 걷지 말라고 생긴 것이다. 금리는 안정될 것이나 그럼에도 맞는 방향으로 미국이 간다면 점차 상승할 것이고, 달러 약세의 방향성은 맞으나 폭은 상당 부분 왔다고 생각한다.

일단 금융시장은 각자 자산별로 자신들의 행복회로를 돌리는 중이기 대문에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가면 될 듯. 불확실성은 해소되었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찰스스왑의 11Q&A를 정리해 올렸는데 역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라 그런지 내용이 아주 훌륭하다. 현재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설명.



3.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고, 경제에도 그게 더 나을 것으로 봤으나 바이든이 정황상 될 것으로 판단하고 확률상 높은 바이든 쪽, 특히 블루웨이브 쪽으로 포지션을 가져갔었다. 당일 오전에는 나쁘지 않았으나 오후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며 결과는 그리 좋지는 않았다. 아직 대선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주변에서는 많았으나 어차피 시장은 블루웨이브 무산을 프라이싱하는 중이었음. 하루 지나고 위스콘신 미시건이 뒤집어지면서 대선 결과는 다시 바이든으로 옮겨갔으나 이미 시장은 다른 스토리를 반영하기 시작했기에 무의미.

패가 안좋을때가 아니라 2번째로 좋을 때 많이 잃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큰 손해가 난건 아니지만 보통 기대감만 보고 가는게 내 플레이 방식인데 이번에는 한번 결과를 까보자 크게 벌어보자는 생각에 베팅을 늘렸던 것이 좋지는 않았던 것. 스토리를 타려면 만들어가는 쪽이어야지 스토리에 매혹당하는 쪽이면 곤란하다.



4. 바이든 당선에는 WI(위스콘신) MI(미시건)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PA(팬실베니아)도 결국 뒤집어졌으니, 트럼프의 첫 당선때 이탈했던 Lake연안의 민주당 벨트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 것. 이번에는 과도한 혼란과 분열에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백인 산업노동자의 지역인 해당 지역은 점차 보수쪽으로 점차 기울 가능성이 있고, 영국 보수당의 사례와 같이 보수정당이 그들을 대변할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선벨트 쪽은 다른 방향성이 나타날 것. AZ(애리조나)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꼈지만 이번 선거에서 가장 서프라이즈는 역시 GA(조지아)의 민주당 지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VA(버지니아)에 이어 GA, AZ, NC(노스캐롤라이나)까지 민주당으로 넘어간다면 동쪽 아틀랜틱 해안 지대가 대부분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는 것이니 이제 북부/남부 구분 대신 해안/내륙, 혹은 도시/시골로 나눠야 할 듯.

남부의 심장 애틀란타가 함락당하다니 의미심장하다. 1864년에 테쿰셰 셔먼에게 함락당했으나 단 한번도 공화당을 찍어주지 않다가 1960년대 민주당의 민권법 찬성에 따른 공화당-민주당의 지역교체에 따라 레이건 이후로는 대선에서 민주당을 당선시킨 적이 없는 지역. 1992 빌 클린턴을 당선시킨 예외가 한번 있는데 클린턴은 남부 아칸소 출신.



5. 바이든의 미국은 어떨까. 경제적으로는 재정정책 기대는 꽝인거 같고, 대외적으로는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중국 봉쇄를 이어나갈 것. 대내적으로는 어떨까. ROCOCO님의 좋은 글이 있어 인용한다. 

"현실의 다이나믹함을 멈추고 싶다는 욕망의 자상한 미국이라는 새로운 가상이미지"



6. 트럼프의 시대는 이렇게 막을 내릴 모양. 경제를 이렇게 성공적으로 이끌고도 재선되지 못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과의 갈등도 미국인들의 두려움과 욕망과 불만을 잘 짚어냈다고 생각. 기존 프로세스를 위반했으나 프로세스 하에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였음. 어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고, 막말이기는 했으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재선이 무난했을 것이다 실제로 2월까지도 그랬고. 

"그렇게 결함 많고 항상 구설수에 올랐으며 분명히 퍼스널리티에 큰 문제가 있는 지도자가... 의외로 이런 레거시를 남길 수 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습니다. 이건 오바마의 대칭점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습니까? (오바마는) 임기 중에는 그렇게 화려했지만 정작 떠나고 난 뒤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죠."



7. 읽고 있는 책
-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 조지 프리드먼
바이든 시대의 미국에 대한 힌트

- 피크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 브래드 글로서먼
hubris님 11월 독서모임

- 자본주의와 자유, 밀턴 프리드먼
- 미국의 목가(American Pastoral), 필립 로스
-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2020년 11월 3일 화요일

[일상] 미국 대선 당일 (11.3. 2020)

11.3. 2020 미국 대선 당일


1. CFA 시험을 등록했다. 내년 5월에 있는 Level 3 시험. Level 1은 대학생 때 취업을 준비하면서, Level 2는 D사에 다닐 때 상사들의 강요에 못 이겨 취득했었다. 1차는 2주쯤 공부하고 합격해서 시험을 우습게 봤었다가, 2차는 공부를 꽤 했음에도 3번의 시도를 거쳐 합격. 

지금 회사로 옮긴 이후로는 운용사 매니저가 돈 버는데 자격증이 무슨 필요냐, 돈만 벌면 되지, 하는 생각에 몇 년간 CFA는 관심없이 살았었는데, 이제 다시 준비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 그만큼 삶의 몇 단계를 지나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건 좀 더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제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

CFA 시험은 내년부터 CBT로 시험 방식이 바뀐다고 한다. 계산 문제를 풀기는 불편하겠지만 English Essey를 쓰는 데는 좀 더 유리할 것이다. Level 3는 Essey 부분이 많기도 하고.



2. CFA를 꼭 따라고 압박을 주었던 예전 Boss께서 어제 마침 페이스북으로 친구 추가를 요청하셨다. 그 분 아래에서 일할 때에는 사실 좀 괴롭고 고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만큼 직원들을 푸시했고, 더 높은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아직도 존경. 특히 나에게 매니저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타인의 소중한 자산을, 생명 다음으로 소중한 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 청지기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일깨워주셨고, 나는 지금껏 그 사항 하나만은 매니저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붙들고 살았다. 내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공공의적3에 나오는 정재영을 올려두었었는데 영화는 구리지만 매니저로서 이 장면이 인상깊었기 때문. 그만큼 나를 믿어주시는 고객들도 있었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요즈음은 내가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운용업의 앞날이 어떨지도 자신이 없고.



3. 홍남기 총리가 오늘 사표를 제출. 방송을 통해 발언했다. 조롱도 많이 당하고 최근 이사 논란에 대주주 과세 책임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모양. 그는 사실 유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최소한 부동산 정책에 그의 책임이 많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재부 장관으로서 정책 방향성을 바꿀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는 사표를 반려했다는데, 한국 대선은 '22년 3월로 멀지 않았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에 남아있을 사람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현명한 사람은 어서 나오려고 할 것이다.



4. 오늘 한 친구로부터 주식 교체매매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종목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나는 화학을 살 거면 화학을 사고, 건설사를 살 거면 건설사를 사고, 지배구조 이슈를 파 먹고 싶으면 파 먹는 매매를 해야 한다는 생각. 뭐가 좀 더 싸니까 교체하자 이런 논리로는 주식을 잘 하지 않는다. 싼 주식이 결국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이나 그 기간은 고통스럽고 결국 안 올라갈 수도 있고. 소위 '싼 주식'을 사는 가치투자의 접근방식으로 투자를 하려면, 장기적으로 결국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는 하고 들어가야 할 것.



5. 싼 종목을 찾는게 가치투자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중소형 종목을 다루지 않은지도 좀 됐다. 그보다는 금리와 부동산과 주식의 벨류에이션을 비교하며 투자하는 것이, 싼 자산을 투자하는 보다 적합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 올 여름 나스닥 테크 주식들의 고가 논란이 일며 PER 100배 넘어간다고 이게 말이 되는 벨류에이션이냐 주장하는 사람에게, 나는 트레져리는 PER 200배 (일드 0.5%) 라고 해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여러 자산을 보며 투자할 때에도, 나는 오르는 때를 맞춰서 사려고 하고, 아니면 말고. 



6. 오늘 한국 주식시장은 섹터가 크게 갈리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리스크 해소 국면을 반영시키며 끝났다. 씨클리컬 섹터가 강세인 날은 조심해야 한다. 뭘 조심해야 하냐고? 지수가 대단히 강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한국은 결국 수출주도형 경기민감 국가이고, KRW는 경기민감 신흥국 통화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 오늘도 그런 모양새가 나타났고. 시가가 높게 형성된 것이 아닌데 장중에 오늘 상승분을 다 올렸다. 

한국시간으로 내일 오후쯤 동부 애틀랜틱 해안의 경합주인 PA NC FL 3개 주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며, 셋 중 하나에서라도 바이든이 크게 앞서는 결과를 보인다면 대선은 사실상 끝난다고 봐야 할 것. 현실적으로는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몇몇 경합주의 결과가 명백해지면, 바이든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일단 대선 불확실성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 기대감으로 금리는 한차례 더 오를 수 있고, 그러면 은행/금융주가 좋을 것이다. USD는 한차례 더 약세를 트라이할 수 있다. 다만 신재생은 많이 해 먹은 느낌이고 금리 상승과 독과점 규제 우려 등등 테크는 여튼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것. JPM에서 미국 테크 투자의견을 하향했다고.

다만 이런 흐름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고, 금리가 오르는 것이 걷잡을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때문이 아니라 경기 회복과 재정부양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주식에 나쁘게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금리 상승도 어느 레벨에서는 적당히 막힐 것. (트레져리 10y 1.0 갈까?) 그 이후에는 다시 Tech가 상승을 트라이할 수 있고 편하게 개인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회에 Tech를 꾸준히 적립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함. 



7. 2016년에는 트럼프가 당선될 거라는 예측도 금융가(특히 미국 금융가)에서는 있긴 했었다. 다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계산기를 돌려봐도 WI, MI, PA 등 미국 Deep North 제조업벨트의 민주당이 이탈하지 않는 이상 FL, OH 등 경합지를 Trump가 가져간대도 Clinton의 당선이 확실해보였기 때문. 그리고 정확히 그 3개 제조업벨트 state를 Trump가 석권하면서 당선에 성공했었다. 과거 역사와 문화적 경향성만을 생각하고 당시 최근의 기류, 즉 제조업 붕괴와 중국에 대한 적개심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던 탓.

당시 나는 바이사이드 주니어 섹터 애널리스트였는데 첫날 멘붕하고 다음날 세아제강, 두산밥캣 등 인프라관련 주식을 사자고 추천했었고 씨클리칼 주식들은 그 후 3개월 정도 랠리했던 기억이 있다. 진퉁이면 이벤트에 사도 늦지 않다. 한참 더 갈 수 있다.




2020년 11월 2일 월요일

[일상] 괜찮았던 미국 3분기 광고매출 (11.2. 2020)


1. MSFT, AMZN 등 클라우드 기업의 호실적에 이어, GOOG(구글), FB(페이스북) 같은 광고기반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구글은 독점규제 논란 뿐 아니라 광고매출 부진으로도 올해 주가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었는데 3분기에 광고매출 턴어라운드를 보여주었다. 3분기 미국 경기가 많이 좋았던 것. 특히 2분기 코로나로 눌려있던 소비 수요와 그를 노린 광고 비용 집행이 공격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10월 들어 유럽에 코로나가 재발했고 미국도 상황이 좋지는 않으나 적당히 안정된다면 소비여력은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 

최근 나스닥 테크 주식은 대부분 좋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약세. 비싸다느니 바이든의 테크 규제가 우려된다느니, 대선 불확실성에 금리 상승 등등 이유야 많다. 반면 구글은 그간 주가가 너무 낮았었기에 상승하는 모습.



2. 오늘 코스피 시장의 특징 섹터는 은행, 태양광(한화솔루션), 미국인프라(두산밥캣). 바이든 당선과 재정정책을 프라이싱했다. 급락했던 주가지수도 상당 폭 반등. 이제 내일 대선을 지켜 볼 때.

개표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트럼프 득표율이 높게 나왔다가 우편투표가 집계될수록 바이든 득표가 늘어날테니 불확실성이 높은 건 당연. 불확실성 반영은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생각. 다만 이 불확실성이 지나고 나면 지수방향성은 트럼프 확정 시 시장은 강세, 바이든 확정 시 증세와 재정 비전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 바이든이 바보가 아니라면.



3. 주식 투자 고수라 유명세를 타던 모 유튜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이 제기되었다. 정황상 사기일 확률이 높아보이는데 주식 리딩이라는 비즈니스 자체가 근본적으로 사기. 



4. 한남더힐 600세대에 거주하는 사람들
재벌그룹 일가, 자수성가 기업인, 대기업 임원, 고위공직자, 연예인 등



5. 중국 광동/복건/강서 지방으로 내려온 북부 한족 집단을 객가(客家, Hakka)라 부르고, 이들이 지은 성채와 비슷한 집단주거 건축물을 토루(土樓)라고 한다. 

토루는 대부분 명/청대에 세워졌다. 중국의 서남부 내륙 개척(호남, 광동, 강서, 귀주, 운남 등) 역시 명/청대에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 한 층의 일부분을 한 가구가 쓰는 것이 아니라, 한 칸의 1층에서 꼭대기까지를 한 가구가 사용하는 게 보통으로, 4층이라면 1층은 주방, 2층은 식량저장고, 3층은 침실, 4층은 침실 겸 창고로 사용한다고.

중국의 근대화에서 광동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 중에서도 객가인들이 많았다. 손문, 홍수전, 이광요(리콴유) 등.

2020년 11월 1일 일요일

[일상]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 뿐 (11.1. 2020)

11.1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 뿐


1. 이번 주말에는 D사 입사동기 한명의 결혼식이 있었다. 입사동기는 30후반-40초반의 직장인 열 명 남짓. 몇 년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집을 구한 사람이 많았는데 '18-20 기간 동안 청약에 당첨 된 사람이 많았다고. 아이가 둘 정도 있고 하니 열심히 청약 넣고 하면 당첨은 된 모양. 지르는건 못해도 하라는건 열심히 잘 하는 착한 동기들이다. 학생 때 선생님 말은 잘 들은 학생들인 모양. 그래도 최근 2년간은 청약이 조금씩은 나왔는데 이제는 재건축이 다 막혀있어서 더 나올 구석이 있을까 싶다.

청약 당첨 말고 집을 구한 사람은 용인 수지에 50평 '00년대 초반 연식 집을 지른 한 명 뿐이었는데, 아이 셋까지 다섯식구라 넓은 평수를 구해야 했었다고. 5억 근처로 매수,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2억 가까이 오른 모양이다. 외곽이긴 하나 요즘 세상에 50평대에 5억이라니 싸게 잘 산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다. 자산이라는게 여튼 싸게 사면 물려도 큰 손해는 없고, 장기간 실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면 좀 덜 올라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

대화는 부동산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자연스럽게 정권 비판으로 이어졌는데 정권에 비판적인 과감한 발언도 자주 튀어나와서 놀랐다. 내가 정권에 크게 비판적인 줄 알았으나 요즘 세태로는 그리 과도한 것도 아닌 모양. 

요즘은 만나기만 하면 다들 부동산 이야기일 뿐인데, 주지하듯이 '17-18 때와는 달리 지금은 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없으면 너무 괴로우니 다들 이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겠는가. 다만 이제는 당분간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2. 용인 50평 5억이면 잘 산거 같다고 이야기해줬는데, 나는 사실 강남, 잠실이나 혹은 분당, 용인의 도시구획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기반한 도시구획은 영 질색. 모종린 교수나 [도시의 승리]에서 언급하는대로, 도보와 대중교통으로 연결된 도시를 나는 더욱 선호하고 동떨어진 주거지역보다는 업무지역과 가까운 곳을 선호.

자동차 도시는 집중도에 한계가 있고, 집중될 수록 늘어나는 자동차 트래픽을 해결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도시는 서버브로 확장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자동차 운전을 싫어한다. 그러나 나의 선호와는 별개로 최근 한국 산업은 현재 수원 삼성전자와 판교 IT 비즈니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자녀양육에 좋은 업무단지와 다소 동떨어진 대단지 아파트의 선호, 자동차 기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도 한국의 주류라고 생각.



3. 토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성동구 서부/중구 동부 일대를 돌아다녔다.
옥수 - 약수 - 신당 - 상왕십리- 신금호 - 행당 - 응봉 - 왕십리 루트
왕십리 뉴타운 센트라스, 옥수 리버젠 단지는 처음 가 봤다.

왕십리뉴타운이나 행당/신금호쪽은 아파트 대단지 공급이 많은 곳. 나쁘지는 않았으나 살고 싶지는 않았다. 자금이 조금 아쉬우면 생각할 수 있는 옵션 정도. 왕십리 뉴타운에 누가 공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이를 추진시킨 오세훈 시장에 감사해야하지 않나 싶음.

옥수-금호 신축단지는 잘 해놓기는 했고 도심-강남 2개 업무지구 직주근접 가능하고 압구정 가까운 지리적 위치가 좋아보였으나 그 자체로의 매력은 잘 모르겠음.

왕십리든 옥수든 재개발 전 선호되던 지역은 아니었다. 아현/북아현도, 신길뉴타운도, 흑석동, 장위동도 마찬가지. 서울 주택 공급 중 아파트의 비중은 50% 밖에 되지 않는데, 아파트 선호 비중은 90%가 넘을 것.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해답일 수 밖에 없는데 정부는 어쩌자고 이걸 이렇게 틀어막는지 모르겠다. 이 공급-수요 미스매치를 어떻게 잘 해결하시려고.

신당은 중구 을지로 2가 - 신당까지 청계천을 따라 이어지는 도매시장의 연장선상.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상업지역이 중구에 자리하고 있는데 전자상거래의 세상에서 경쟁력이 없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는 지역. 을지로2가 쪽은 업무빌딩들이 우향우 하며 하나둘 새로 올라가고는 있다.

지역 매력도로는 응봉-서울숲쪽이 좋아보였는데, 경의중앙선/중랑천 동쪽은 다음 기회에 볼 예정. 매력있어 보이나 괜찮은 주거단지가 없다는게 문제인데 트리마제 옆 강변 건영아파트가 많이 올랐다고 알고 있다. 서울숲 수혜는 볼 것 같은데 구축이라 오를까? 궁금했던 단지.




4. 주말은 아내와 함께 거의 비슷한 루틴으로 생활한다. 토요일 오전은 가벼운 등산을 하거나 수도권 주요 지역을 돌아본다. 아파트 임장?까지는 아니고 서울 산책 정도. 이번주에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성동구 서쪽을 탐사. 오후에 일정을 마치고 식사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고는 집에 들어와 사우나를 하고 푹 쉰다. 보통은 밤에 영화 한 편을 보고 잔다.

일요일 아침에는 스타벅스에 텀블러를 가지고 가서 아메리카노 두잔과 클래식 스콘을 주문한다. 스콘에는 꼭 딸기잼을 발라서. 크림도 추가하고 싶지만 그것은 어려우니 딸기잼만. 까페에서 낮까지 글이나 신문을 읽는다. 일요일 오후는 휴식을 취하며 집 정리 등을 하고, 일요일 저녁에는 다음날 출근을 준비한다. 토요일에 등산/산책을 하지 않는 날은 일요일과 같은 루틴을.




5. 매 주말 중앙선데이를 읽는데 이번 주는 그다지 건질 만한 것이 없었다. 헤지펀드에 대한 기사 하나 정도만 정리해둔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 것이 시타델 펀드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대학 때 패닉 장세서 대박…30년 만에 헤지펀드 제왕 군림"
https://news.joins.com/article/23908217
"초기부터 ‘멀티전략’ 펀드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하나의 투자전략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하나의 펀드에서 다수의 투자전략을 구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따라 시타델의 대표 펀드인 ‘웰링턴’과 ‘켄싱턴’은 주식, 채권·매크로, 퀀트, 크레딧, 상품의 다섯 가지 투자전략을 아울러 운용했다."


나는 올 초에 퀀트운용본부로 옮겼고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퀀트운용방식이란 무엇일까. 퀀트운용을 하기 전에는 수식과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퀀트라 생각했고, 본부를 옮겨 운용을 시작하고부터는 룰 베이스 의사결정 방식이 퀀트운용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퀀트의 핵심은 투자횟수 n을 늘리는 것. 이론적으로 매니저를 평가하는 기준 IR(Information Ration)는 IC(투자 계수, 리서치의 정도)와 투자 횟수(beneath)의 제곱근과의 곱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즉, IR = IC * sqrt(n). 액티브 매니저는 리서치를 깊게 해 IC를 높이는 반면, 퀀트 매니저는 확률이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전략을 구사하여 통계적, 결과적으로 돈을 번다는 것. 다양한 자산을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하고 이를 위해 룰 베이스, 대체 데이터나 수식의 도움을 받는 것. 대수의 법칙을 따르게 되면 평균적으로 양의 수익률이 발생한다는 믿음에 기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애매해도 들어갈 법 하면 들어가는게 맞는 것 같다. 적당히 자를 거 생각하고. 100% 완벽한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6.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년 형을 확정받았다. 그를 위해 나설 정치세력은 없었고 정권은 눈치 볼 이유가 없었을 것. 그는 정치를 사유화했고, 전 대통령에 비열하게 보복했으며, 뜯어보면 여러 부문에서 뇌물이든 횡령이든 뭐든 부정부패가 많았을 것. 그러나 17년 형량에는 과도한 감정이 섞여있는 느낌. 친정부 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수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 정부도 퇴임 이후가 만만치 않을 것이며 그래서 공수처가 필요할 것. 안타깝게도 노무현 이후 대통령 중 MB가 가장 나았다는게 한국의 답답한 현실.

미국 대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한국 대선도 22년 3월에 있어 의외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취임해 대통령당선인으로서 준비하는 2개월을 상실했으니 실질적으로 임기를 2개월 손해본 셈. '21.4월 서울시장 선거가 있고, '22.3월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내년 여름만 지나면 대선정국일 것. 틀린 정책은 빠르게 모멘텀을 잃을 것이다.



7. 미국 나스닥 테크기업들이 나쁘지 않은 실적에도 이번 주 큰 폭 하락하였는데, 여전히 코로나는 간판이고 조정 이유는 대선 불확실성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 트위터는 실적까지 부진하게 발표하면서 -20% 이상 급락하였는데 트위터 폭락은 트럼프 낙선 예측과도 함께하는 듯

대선 이후의 주가 방향성이 중요한데 트럼프의 불복이나 바이든 당선+공화당 상원 승리 등의 시나리오는 악재이지만 확률도 낮은 편이고 실현된다고 해도 지수가 얼마나 추가로 하락할까 싶다. 단기매매가 쉽지 않은 직장인 지인들에게는 리플레이션이냐 아니냐 스타일 돌려치기 고민하기보다는 나스닥 지수나 MSFT, 삼성전자우 등 대형 우량주가 하락할 때마다 적립하는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



8. 읽고 있는 책

- 자본주의와 자유, 밀턴 프리드먼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 미국의 목가(American Pastoral), 필립 로스
    '60-70년대 미국의 사회적 격변을 살아낸 유대인 사업가의 삶. 퓰리쳐 수상

-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고생대 3번(Perm 등), 중생대 2번(K/T 등) 있었던 생물학적 대멸종기에 대한 연구
    최근 100년이 6번째 대멸종 구간이 될 수도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일상] 간판은 코로나 본질은 대선 며칠 전 (10.29. 2020)

 10.29. 2020


1. 어제 아침에 롱숏 포지션을 잡았다가 오전에 껐다. 롱숏 포지션의 수익은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베타를 제거하는건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돈이 벌리느냐는 다른 문제. 안정적으로 터질 수 있다.


2. 어제 밤 나스닥 시장은 급락했으나 한국시장은 그닥 빠지지 않았다. 간판이 유럽 코로나에 락다운이니 K방역 앞에서 하락장은 일단 남의 일인 셈

하락장의 간판은 유럽코로나 락다운이지만 본질은 대선 불확실성이고, 그 불확실성에는 트럼프/바이든 중 누구냐?도 있지만 바이든이 당선되면 어떻게 될까?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면 재정이 안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

코로나로 뺀 건 다시 락다운을 할 수도 있네? 하는 불확실성을 프라이싱 한 정도라고 생각. 너무 간과했다는 정도로 생각.

대선 지나고 바이든이 리더십을 보여주면 오를 것인데, 아직 바이든에 대해서는 시험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재정을 제대로 쓰는 모습을 보이면 금리가 오르며 주가도 강세를 보일 것, 법인세와 독과점규제를 말하면 나스닥은 당분간 조정.
훌륭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비전을 밝힐 것이고, 최소한 제정신이라면 시장을 박살내지는 않으려 노력할텐데 실제로 제정신인지는 까 봐야 아는거 아니냐. 제정신일거라 믿는다면 조정 시마다 매수


3. 독서모임 참여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토론 형식의 독서모임이 좋았던 적이 없었던데 비하면 hubris님의 독서모임은 대단히 좋다. 어중이떠중이 모여서 토론해봐야 별 소용 없다는게 결론이다.  1) 통찰력있는 사람에게 강의를 듣고, 2) 내가 좋아하는 견해를 더 깊게 학습하고 3) 책 읽은 것과 강의 들은 것을 나의 글로 정리해내는 방법으로 독서모임에 전출 중이다. 이 방법론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4. MSFT(Microsoft)와 PINS(Pinterest)의 실적이 좋았다. 특히 MSFT는 B2B Cloud인 Azure 에서 yoy 40% 이상의 성장을 보였으며, 이 뿐 아니라 생산성 클라우드 계정인 dynamics 365와 office 365에서도 30% 이상 성장했다. SAP 실적이 부진해 의아했으나 MSFT를 보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 Pinterest도 고성장세를 보여주었는데 스냅, 트위터 등 중소형 SNS는 변동성은 높을 수 있으나 주목받는 테마가 될 것이다. 다만 30배 수준의 PSR은 당황스러움. 한국 기업에 익숙해져 있다가 나스닥 테크 기업들의 valuation을 보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제정신이면 사기 어렵다. 제정신 아닌 척 하고 사야지.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독서 정리] 조용한 혁명 북클럽 후기


[조용한 혁명, 성희엽 저] 북클럽 후기

1.
제가 D사에 신입사원으로 채용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회사는 신입사원들에게 료마의 행적을 따라가는 역사기행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교토 - 오사카에서 - 배를 타고 세토나이카이를 지나 - 시모노세키 - 나가사키 - 구마모토로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9년 전 일입니다. 요즘 경기 같아선 대기업이라도 엄두도 안 날 일인거 같습니다만, 덕분에 저는 교토의 료마 암살 지점, 야마구치현의 요시다 쇼인 학당, 나가사키의 료마의 길과 미쓰비시 조선소 등 일본 근대화에 관련된 여러 장소들을 두루 둘러보고 왔습니다.

2.
그 때 저는 사실 료마에 대해 잘 몰랐었습니다. 일본의 근대화에 대한 지식도 상식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해외여행에 경험도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 여행을 계기로 저는 세상에 대한 눈이 띄이고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근대화 혁명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다보니 에도시대까지 거슬러 갈 수밖에 없더군요.

3.
그리고 나중에 아내와 나가사키에 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나가사키에는 료마의 길이라는 적당히 높은 언덕을 올라가는 좁은 길이 있습니다. 언덕의 정상에는 료마의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은 나가사키항 맞은 편을 보고 있고, 거기에는 일본 근대화와 해군력의 상징인 미쓰비시 조선소(1900년 설립)가 있습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상사는 창립 당시부터 료마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가사키에는 난학의 상징인 데지마 섬과 차이나타운, 그리고 근대화를 상징하는 언덕인 오우라공원도 있습니다. 에도시대 난학의 역사와 교역의 흔적이 남아있고, 천주교회가 있고, 개항 이후 일본에서 사업을 하며 사쓰마에 무기를 수출하기도 했던 토마스 글로버의 저택도 볼 수 있었습니다.

1500년 이전까지는 중국, 조선과의 교역 거점인 후쿠오카(하카타)가 가장 중요한 대외 교역도시였습니다. 이후 네덜란드와의 교역으로 중요해진 나가사키는 난학을 태동시켰고 료마의 활동지였으며 미쓰비시 그룹이 일어선 곳이 되었습니다. 1900년 일본의 가장 중요한 항구였던 나가사키에는 손문도 망명을 왔고 서양문물을 배우러 온 중국인들로 인해 짬뽕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군수공업도시였던 나가사키는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산업적으로는 쇠락하였으나 여전히 조선소는 돌아가고 있고 도시의 낡은 트램은 관광객을 실어나르며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4.
일본의 근대화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을 때 1) 어떻게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하게 되었을까, 2) 왜 쇼와때 들어 폭주했을까? 라는 질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심자가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일 겁니다. 폭주하게 된 것은 러일전쟁 이후일까? 1910일까? 1930 중일전쟁 이후일까? 1940 태평양전쟁 이후일까? 어떤 일이 발생했더라면 군부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을까? 초기에는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만, 점점 어리석은 질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박정희는 유신 이전에는 멀쩡했는데 이후에 파멸했는가? 이런 류의 의문과 맥락이 같지 않나 싶어서요. 굳이 파멸의 원인을 찾아내어야 할까? 근대화와 부국강병과 침략전쟁을 떼어놓을 수 있을까? 꼭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의 근대화를 이해해야 할까?

5.
이제는 그냥 그 나라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인으로서, 혹은 세계인으로서 전후의 일본과 지금 일본을 살아가는 일본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졌습니다. 한국인들은 일제시대 이전 일본에 대해서도 모르지만 강의 때 말씀해 주신 대로 전후의 일본에 대해서는 너무 모릅니다.

어린 시절 조총련 방한 공연을 보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였던것 같아요. 한일 우호를 다지고 남북한의 갈등을 해소하자는 공연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김대중대통령 때네요. 그럴 법 하네요.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장소인 평화공원에도 일본 진보세력의 반성과 조총련의 추모비가 있습니다.

계속 에도시대 메이지시대 쇼와시대를 다룬 여러 책을 읽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연구가 많이 된 분야이고 가까운 나라라 그런지 좋은 책과 번역서들이 많습니다. 조용한 혁명도 그 중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책입니다.

아직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도 역사소설이라는 이유로 미루다보니 읽지 못했고.. 전후의 상황을 묘사한 패배를 껴안고 라는 책도 읽고 싶은데 절판이라 도통 구할 수가 없네요. 아직 저의 이해는 깊지 않고, 특히 전후의 일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해하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즐겁게 글을 읽고 생각하고 가까우니 방문도 해 보고 친구도 사귈 생각입니다. 상대를 이해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마지막 건 조금 어려울 수 있겠네요.

2020년 10월 28일 수요일

[일상] 시작을 시작하다 (10.28. 2020)

시작을 시작하다.


1. 글을 규칙적으로 써 볼까 한다. 삶을 조금 바꿔본다는 차원에서. FDP 시험을 치고 여유도 조금 생겼다. 주기는 평일 거의 매일로 생각하고 있다. 1) 매일의 생각을 정리하고 남긴다는 차원에서, 2) 평일 저녁 시간을 확보하고 삶의 루틴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유익할 것으로 기대한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까페에 가거나 혹은 집에서, 일정 시간을 내어, 글을 읽고 또한 글을 쓸 생각이다. 시간을 고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글은 최대한 솔직하게 쓸 생각이다. 회사 업무상 컨피덴셜이 필요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다 드러내려 한다. 그만큼 개인적 리스크가 있지만 또 그 만큼 나를 이해하는 진지한 친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글을 읽는 것은 즐겁다. 어제 강남도서관에서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 등 여러 책을 빌려왔다. 미국 현대사를 교과서적 견해만이 아닌, 감성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일 것으로 생각. 한국인들이 중국 문화에 감성적으로 친숙하듯이. 늦은 밤 아내가 필라테스를 하러 나가는 길에 같이 나가 까페에서 글을 읽었다. 낮에는 매매하고 리포트나 읽고 밤에는 독서모임이나 몇 개 돌리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개투, 독서, 여행, 식도락, 가벼운 운동은 인생을 즐기는 좋은 조합.


3. 요즈음 직업에서의 성공에 대해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 운용업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침체에 빠져 있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은 자산가치의 상승 폭에 비하면 하잘것 없다. 사실 지난 주에 휴브님께 추후 회사를 그만 두고 개투를 하면 어떨까, 하고 여쭤봤다가 다소의 질책을 들었다. 조직에서 더 빛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데 왜 아직 젊은 나이에 무리해서 마지막 옵션을 벌써 쓰려 하냐는 말씀. 개투라는게 좋게 생각해서 안빈낙도를 추구하는 것과 같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상당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사항이라 맥이 빠지는 느낌.

질책을 듣고 생각을 일단 다시 고쳐먹기는 했으나, 1) 안빈낙도가 나쁜 것인가? 2) 운용업계의 침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 꼭 돈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독립해서 투자했을 때 월급보다 못 벌 것 같지 않다. 그보다는 삶과, 조직, 커리어에 대한 나의 철학의 문제이고, 그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운용업을 계속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4. 올 해 휴브님 북클럽에 전출하고 있는데, 올해의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꼽을 만 하다. 정말 좋은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다. [디즈니만이 하는 일]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조직형 인간이 아닌 나에게 아주 신기한 간접 경험. 세계경제 현안 전망글도 대단했는데, 나는 이런 글 쓰기 어렵겠지... 싶어 시무룩해진다.


5. 이번 달 북클럽에서는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를 읽었다. 오늘 강남구 공무원이 대치 아이파크 내 평수 갈아타기를 하는 거래를 허가 내 주지 않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글을, 읽은지 1주일도 안되어서 실제로 체험하고 있다. 대단한 정부다. 자유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에 한차례 더 좌절.

게다가 엄청나게 방만하게 지출하고 있는 재정은 어떻게든 메꾸고, 아파트 가격도 잡아야겠다보니 보유세를 급등시키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간보는 중. 반포 30억 1채를 들고 있으면 '23년에는 연 4,000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고. 웬만한 직장인의 연봉에 근접하는 수치. 이런 징벌과 같은 세금 부과는 정의롭지도 않고, 조세저항에 막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고, 가격 탄력성을 고려할 때 임차인이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여 월세에 전가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다음 대선은 '22년 3월이고, 아마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대선 정국을 고려하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6. 나스닥 조정 폭이 크다. 최근 2주간 지지부진하게 하락하다가 유럽 코로나 헤드라인에 한번 더 크게 빼고 있다.
코로나는 며칠간 눈치만 보고 있던 거 늦게서야 반영하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고,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 금리 상승세에 따른 고인물 랠리가 있었다가 어제부터 코로나 뉴스에 되돌렸는데 어제 고인물 조정과 함께 있었던 나스닥 반등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오늘은 완연한 리스크오프. 

락다운을 재개할 수도 있겠지만 백신 3상 결과도 멀지 않았다. 코로나의 영향력은 점차 약해진다고 봐야.

다음 주 부터는 대선 불확실성 걷히면서 반등을 모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재정에 포커스가 맞춰저 테마주와 금리와 고인물이 올릴 것인지, 적당히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나스닥 테크가 오를 지는 모르겠다. 진퉁 섹터는 더 간다. 이벤트로 접근하기 보다는 트렌드를 찾는데 주의할 것. 웬만해서는 장기금리가 오르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 나스닥 하락폭이 좀 강했는데 많이 오른 지수는 언제나 이럴 수 있다고 생각. 빠지면 매수 관점.


7. PAYPAL이 비트코인의 결제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가상화폐는 이제 제도권으로 들어온다고 봐야할 것. 여기도 큰 시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도 언제까지나 막고 있을 수는 없다. 2021년이 되면 특금법(특별금융정보법)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의 구조조정도 있을 전망. 살아남아 제도권 진입한 거래소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8. 구룡산에서 본 개포 재건축 단지. 래미안, 디에이치, 자이 등의 대단지가 '20-24에 걸쳐 입주한다. '16-18에는 반포동작과 마용성이 랠리를 주도했으나 19-20은 고가 지역으로는 대치 개포 잠실이, 저가 지역에서는 도노강 금관구의 아파트가 갭을 축소하며 큰 폭 상승했다. 최고가 아파트가 아크로리버파크에서 래미안대치팰리스로 바뀌었다. 정책이 계속 1가구 1주택을 강요하고, 재건축 재개발을 억누르고 있어 허가가 난 마지막 재건축 대단지인 개포가 좋아지는 반면, 강북의 재개발, 도시재생 등의 진척은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가 상승에 부담을 느껴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사정은 알겠으나 강북 개발이 지연될수록 강남 아파트의 가격만 더욱 올라갈 뿐이다. 다만 개포는 강남 내에서는 가장 남쪽 끝자락으로 외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 편. 공모가가 높은 IPO와 같아 보이는데, 청약을 받아 들어간 사람은 큰 이익을 볼 것이나 입주 이후 매입한 사람은 시장 상승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튼 서울 부동산 시장은 계속 강세로 본다. 엉터리같은 정책과 과세 때문에 들고 있어도 괴롭겠지만 들고 있지 않는 괴로움에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0년 9월 28일 월요일

[독서 정리] 경제학의 향연 독서모임 후기

독서모임 후기: 경제학의 향연


1. 경제학의 향연은 제가 대학을 입학한 후 선배에게 처음 추천받은 책입니다. 존경하는 선배에게 추천받은 책이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그 선배는 연세대 경제학과 석사를 거쳐 모 경제 통신사에서 기자를 했었죠.

하지만 아무래도 당시에는 제가 이 책을 다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적정 통화량에 대한 설명을 변호사 모임의 베이비시팅 쿠폰 예시로 쉽게 설명해 주었던 것, 그리고 이 책의 집필 의도인 공급경제학에 대한 비판 정도만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으휴 변호사 바보들.. 으휴 신자유주의 우파 꼴통들 쯧쯧.. 이러고서는 책을 덮었습니다.


2. 책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몇 번을 더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 소화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왜 책이 새로웠을까요. 물론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롭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이유를 다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3. 사실 대학생때는 경제학을 잘 몰랐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도 했습니다. 아예 안하기도 했거니와, 여러가지 잡다한 개념들은 배웠으되 세상을 어떻게 재단하는지 그 사용 방법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경제학은 이래서 한계가 많다, 라는 시덥잖은 경제학 비판만 알고 넘어갔습니다.

다행히도, 업계에서 일하면서 경제학에 대해 조금 이해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버냉키와 옐런 의장, 아베 총리와 드라기 총재, 크루그먼과 서머스는 경제학적 이론적, 경험적 토대 하에서 정책을 논의하고 집행하였습니다. 저는 금융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다시 경제학 교과서를 꺼내들곤 했습니다.


4. 한편으로는 그 동안 세상이 바뀌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공부하던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프리드먼의 통화주의와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는 꼭 공부해야만 하는 과제였습니다. 무시무시한 수식으로 무장한 수리경제학은 수식 속에 비밀스런 진리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교수님들은 샤워실의 바보들과 필립스곡선의 오류에 대해 비웃었고 케인즈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큰 정부의 비효율성과 묶어 비판하였습니다.

진보세력은 철도민영화의 폐해를 지적하며 제3의 길을 타협할 뿐이었고, 경제학에서는 기껏해야 메뉴비용 정도의 개념으로 케인즈주의를 방어하려 노력하는 정도였습니다. 당시에 정독했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라는 책에는 중앙은행의 역할은 물가 안정이라고 번듯하게 적혀 있었고, 통화주의와 K rule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세상은 이후와는 꽤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후 경제학에서는 케인즈주의가 승리하였고, 연준은 디플레이션 파이터가 되었습니다.


5. 트레이더 L님을 비롯한 친한 업계 지인들과 스터디를 꾸려나간지 벌써 4년이 되었고, 저희가 가장 열심히 읽은 보고서는 '94-99 연간 모건스탠리의 weekly 자료입니다. 그 기간 동안 미국 경제는 멕시코 경제 위기를 맞았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빠른 금리인상으로 채권 대학살을 겪었고, 이에 따라 경기가 slowdown 하게 되니 연준은 소폭 완화적인 기조로 전환하였습니다. 완화적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클린턴 정부 하에서 new economy의 호황이 누적되어 과열 국면에 들어섰으나 아시아 위기와 LTCM 사태로 연준은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였고, '99년 들어 버블이 본격화되자 연준은 결국 금리를 인상합니다.

여러가지 미숙함과 시차의 문제가 있긴 했으나, 결국 연준은 경기가 나빠지면 빠른 시간 내에(그리고 점점 더 빨리, 점점 더 적합한 방법으로) 출동한다는 것, 그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연준은 금리를 '정상화'시키고 싶어한다는 것을 실제 역사와 연준의 액션을 통해 이해하였습니다.


6. 경제학의 가장 큰 질문 2가지는 결국 성장과 경기변동으로 수렴한다고 하지요. 성장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답을 못 내고 있습니다. 사실 답을 모르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기변동에 대해서는 인류는 이해의 폭을 넓혔고 어느 정도까지는 답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이제 통화정책은 연준을, 재정정책은 화이트하우스와 의회를 바라보면 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유래없는 재앙을 맞이하여, 통화/재정정책의 부문에서 인류는 이렇게 잘 대응해오고 있으며, 그 결과는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못했는데도 급등한 주가가 말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그것은 물론 이 책이 말해준 그 기간동안의 치열한 논쟁과 경험을 거쳤기에 비로소 가능했을 것입니다. 경제 번영이라는 것이 참으로 하찮아 보일지라도(peddling), '이 지적 논쟁은 결국 우리의 이해력을 높여 주었으며 결국에는 이 점이 정녕 의미를 가진' 것입니다.

<미네소타 이야기>

 <미네소타 이야기>  미네소타는 1970년대 미국 정치판이 보수공화/진보민주로 자리잡은 이후로 주구장창 민주당을 찍은 민주당의 가장 핵심 지지 지역입니다. 위 지도에는 12년까지만 나와있지만 그 다음 선거도 다 민주당 몰표였죠 뭐.  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