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8일 수요일

[덕질] 아프가니스탄 카불 함락

탈레반의 카불 점령에 대해 몇가지 적어 봄.


1.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은 왜 싸우는가: 같은 민족이 아님


단지 가난한 이슬람광신도 세력과 미국에 협력하는 근대화된, 그러나 부패한 부자들간의 싸움만은 아님.
아프가니스탄인은 크게 파슈툰족과 타지크인으로 나뉘며 탈레반은 대부분 파슈툰 출신.

파슈툰 인은 아프간 인으로 불리기도 하며, 파슈툰 족의 상당수는 아프간 남부와 파키스탄에 거주함.
인종은 인도-이란계열이며, 남쪽 도시 칸다하르, 수도 카불, 그리고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이 파슈툰 족의 영향권임
보다 '순수한' 이슬람을 믿으며, 탈레반 참여자는 대부분 파슈툰족과 연관되어 있음

다른 한 그룹은 타지크인인데, 페르시아계열 인종이고 역시 큰 틀에서 인도-이란 계열임
페르시아인으로서 이란 파르스족과, 타지키스탄의 타지크 족과 공통점이 있으며 언어도 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북쪽 지역인 마자르이샤리프나 헤라트가 중심 도시.
아프간 북부의 페르시아계 타지크인과, 투르크계 우즈벡인 등 소수민족이 연합하여 북부동맹을 구성하여 아프간전쟁 시절 탈레반 뚜껑 따고 다니기도 했었음. 영화 [12 솔져스] 에도 나오는 이야기. 이들이 아프간 친미정권의 핵심 구성원.

아프가니스탄이 이렇게 애매하게 분할된 것은 1800년대 후반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던 '그레이트게임'이 벌어질 당시 영국이 설정한 국경선(일부러 파슈툰족을 둘로 나누는 선을 그었다)에 따라 결정된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하여간 영국 새끼들이 문제입니다. 세상에 잘못된 것은 다 영국놈들이 했고 욕은 미국놈들이 처먹음...
https://hormozgan96.wordpress.com/2013/05/25/partition-of-afghanistan-for-freedom/



2 중국이 곤란할 가능성? 탈레반은 위구르인과 같은 투르크족이 아니므로 지원 가능성 높지 않음

탈레반이 동투르케스탄 위구르 독립운동을 지원해서 중국이 곤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가능성 낮다고 판단한다. 같은 이슬람 수니파라고 지원해 줄 거였으면 애초에 탈레반과 아프간정부군 모두 같은 이슬람 수니파인데 싸울 일도 없었음.

탈레반은 투르크계열 민족주의 운동이 아님. 터키, 아제르바이잔이 범 투르크-이슬람 주의를 내세워 동투르케스탄 위구르인 탄압에 분노하고 있으나, 탈레반은 이와 무관.

탈레반은 최소한 정권을 확보한 초기에는 대단히 얌전할 것 같으며, 추후 반미 외교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과 잘 지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함.
https://letrleter.tistory.com/110




3. 미국 외교 방향성: 여튼 미국은 세계에서 발을 빼고 있음

마침 이번 주말에 스파이크만의 평화의 지정학을 읽었다. 유라시아 대륙을 내륙 하트랜드, 해안가의 림랜드, 그 외곽의 해양과 대륙으로 구분하고 림랜드가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분석. 림랜드는 유럽 지중해 지역과 동아시아 지중해 지역이 가장 중요. 림랜드가 하나의 세력의 통제 하에 들어가면 유라시아는 그 세력에 포위되어 하나의 단일세력에 통제받을 것이며 그럴 경우 서반구는 유라시아 단일세력을 이길 수 없으므로, 림랜드가 하나의 세력에 통제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 이에 따라 영국과 일본의 중요성 부각. 미국의 적극적 외교정책의 정신적 배경이 된 책.

아프가니스탄은 북쪽으로는 투르케스탄-카자흐-러시아를, 서쪽은 이란, 남쪽은 파키스탄-인도, 동쪽으로는 중국에 닿는, 유라시아 대륙 중심중의 중심이며 하트랜드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다. 미국의 잠재적국인 중국, 러시아, 이란을 배후에서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이다. 그 요충지에서 미군은 철수를 결정했다.

[평화의 지정학]의 스파이크먼과, [거대한 체스판]의 쯔비그뉴 브레진스키가 보여주는 미국의 적극적 안보정책은, 탈냉전 이후 그 방향성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지 프리드먼, 피터 자이한 등이 예견한 바와 같다. 맞는 짓인지는 모르겠고 미국의 장기적 안보 측면에서 사실 틀린 선택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정책 방향이 맞는건지 틀린건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확실한 것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것. 미국 국민은 전사자와 전쟁비용을 보고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거임. 민주국가에서 정책방향성은 대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에서 이탈하기 어려움. 남의나라 이야기일 뿐. 전임자들이 질질 끌고 하지 못하던 것을 바이든이 칼을 빼들었을 뿐, 미국없는 세계는 진행 중인 것으로 봐야.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1030301961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연경, 북경, 베이징>

 <연경, 북경, 베이징> 1. 북경 현황 - 맑은 공기, 남아도는 젊은 인력, 외국인 관광객 없음 지난 주말 금토일 잠시 중국 북경에 다녀왔습니다. 남중국은 가끔이지만 북경은 25년만이었어요. 북경을 자주 다녀온게 아니기 때문에 hi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