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16일 일요일

6.12. 2017. 중동국가의 카타르 단교와 에너지시장에 대한 영향

6.12. 2017. 중동국가의 카타르 단교와 에너지시장에 대한 영향


지난 65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 아랍 동맹국이 카타르가 테러조직과 극단주의 세력을 옹호하고 이들을 지원해 역내 안보를 해친다는 이유로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사우디의 주도에 동조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연방, 바레인, 예멘 등 아랍 국가와, 이집트, 리비아, 모리타니 등 아프리카 국가이다. 위 국가는 카타르 국적 육로 통행과 항공편, 선박 왕래를 중단하면서 카타르를 봉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라 유럽-중동 지역의 천연가스가격도 일시적으로 급등하였다세계 1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자인 카타르의 천연가스 수출 및 운송에 차질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유가에도 카타르 사태의 여파가 미쳤다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되면서 공급 차질우려가 일시적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지만카타르의 OPEC 감산 탈퇴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타르의 중립적 외교 정책
사우디 및 아랍 국가들이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표면적 이유는 카타르가 IS와 같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을 옹호했다는 것이다최근 발생한 런던 테러에 무슬림형제단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 외교관계 단절의 방아쇠로 작용하였다하지만 그 근저에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카타르의 개혁을 막으려는 사우디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지리적으로는 아라비아 반도, 사우디의 북동쪽에 붙어 있으면서 페르시아만에 튀어나와 있는 반도국가이다종교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수니파 국가이다. 따라서 지리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사우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국가이다. 그러나 카타르는 사우디의 주도에 따르는 다른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독자적 중립 외교 노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카타르는 아라비아 반도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만,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는 또 다른 중동의 열강인 이란과 접해 있기도 하다경제의 LNG 수출 의존도가 높은 카타르는페르시아만의 사우스파(South Pars) 천연가스전을 이란과 공유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수출의 대부분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시아파 이란과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서방국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미국 공군기지를 유치하였고, 이란과 아랍국가의 적대국인 이스라엘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 중동의 두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카타르는, 종파를 따르기보다 이렇게 실리를 추구하며 서로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열강 사이에서 중립적 다원적 외교정책을 구사하는 정책을 추구해 왔다.

카타르의 개혁과 사우디의 반발
카타르는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진보적 개혁을 추진해왔다. 2013년 카타르의 하마드 국왕은 33세의 왕자 타밈에게 왕위를 계승하며 젊은 카타르 시대를 선언했다. 젊은 국왕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도입하고 서구식 교육 지원, 언론 자유 등을 지원했다. 양위와 개혁은 보수적인 사우디 왕가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특히 알 자지라 방송으로 상징되는 언론의 자유는 사우디 등 전제군주국가의 불만을 사고 있다알자지라는 영국의 BBC를 지향하며 기자들을 스카우트했고 보도 금기를 해제했다. 사우디 등 인근 왕실의 부패와 스캔들이 전파를 탔다. 알 자지라는 아랍권 최고의 언론이 되었으나 전제국가와 왕실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슬람 급진주의 지원 의혹과 미국의 반발
얼핏 보면 카타르의 외교노선은 서방 친화적 국가처럼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왕실은 힘의 판도가 이슬람으로 수렴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왕실은 이슬람 급진주의 보호를 자임했다. '아랍의 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무슬림형제단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 사우디 등 다른 중동국들의 반발을 샀다. 역내 급진 세력인 하마스, 헤즈볼라와 탈레반을 지원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 보호와 친 이란 노선은, 극단주의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반 테러리즘 전선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지난 5월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이후 이들 국가들의 반이란 정서는 더욱 고조되었으며 이것이 카타르 단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슬람 극단주의 반 이란 정책과, 사우디 등 수니파 전제군주국의 불만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카타르가 제제의 대상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국가들의 카타르 봉쇄정책 발표 이후, 이들이 극단주의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며 자신의 중동국가 방문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LNG 1위 공급자인 카타르
중동 국가의 카타르 단교는 천연가스 시장에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천연가스 시장에서 카타르의 위치는 아주 중요하다. 카타르는 세계 4위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그리고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전 세계 LNG 수출량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1LNG 수출 국가이다.
카타르의 주요 LNG 수출지역은 아시아가 약 70%, 유럽이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별로는 17%가 한국, 15%는 일본, 7%는 중국향일 정도로 동아시아 3개국의 카타르 LNG 의존도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국이 가장 큰 수출국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으나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일단 카타르의 LNG 수출은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카타르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이란이 이를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카타르의 중동 및 아프리카향 LNG 수출 비중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마찰로 LNG 수출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도 아직 낮아 보인다유럽향 LNG 물량은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통해 수송되는데 이집트가 외교 단절에 참여는 하고 있으나 운하를 모든 선박에 개방하기로 한 국제 협정에 따라 유럽향 물량을 봉쇄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카타르와 원유시장
중동 국가의 카타르 단교 발표 이후 유가는 급등락을 반복하였으나 이번 사건이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원유시장은 일단 중동발 리스크에 가격이 급등하였으나 카타르가 OPEC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을 수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여 유가는 금새 하락하였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카타르가 감산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최대한 대화로 현재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카타르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OPEC 감산 합의를 무시하면서 사우디를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설령 카타르가 감산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2016년 카타르의 산유량은 약 66b/d 수준으로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란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으나 이란은 지난 5월 합의에서도 여전히 OPEC 감산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현재 사태가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면서 카타르의 원유 공급이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여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역시 카타르의 산유량과 수출량이 미미한 수준이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사우디의 요구사항과 카타르의 정체성
카타르는 이번 사태를 외교로 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카타르는 단교를 감행한 국가들에게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반드시 대화를 통해 풀 것을 강조했다. 쿠웨이트가 우선 중재에 나섰다.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사우디 및 아랍 국가들의 요구는 카타르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아랍 국가는 카타르에 테러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이란과의 관계 단절, 국영 알자지라 방송국 폐국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카타르로서는 기존 기조에 반하는 아랍 국가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외교 안보뿐 아니라 카타르의 사회 문화적 전략과 국가 운영 전략을 대폭 정체성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체의 개혁 개방 움직임 둔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아랍 분열 사태는 전면전이나 에너지 수송의 경색까지는 이르지는 않을 것이나 아랍 국가사이의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아 갈등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대투,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 리포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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