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4일 금요일

3.20. 2017.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와 향후 전망

워크아웃 추진 가능성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4조원 이상의 신규자금 지원과 인력 및 설비 감축, 유휴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수주 부진과 드릴십 인도 지연 등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올해 4월부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회사채는 올해 4월과 7, 11월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며 상환에는 올해에만 9,400억원이 필요하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총 자산은 15.2, 부채 16.3조에 현금은 총 7천억원 정도로, 영업을 위해 필요한 양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 여유분은 1~2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삼정 KPMG의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실사 결과, 연내 많게는 3조원대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당국과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 채권단과 기관투자가 및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사채권자들에게 원금상환 유예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정부는 회사채 원금상환 유예를 조건으로 경영 유지를 위해 3조원의 추가 신규자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흐름 선순환 구조 확보가 필요하지만
조선업은 수주산업의 특성상 현금흐름의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선박을 새롭게 수주해 선가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받고 이 자금을 조선소 운영에 투입하는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신규 수주가 부진했고, 완성한 선박의 인도가 지연되었으며, 저가 수주한 해양플랜트의 부실이 발생하면서 이런 현금흐름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 연내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한 원금상환은 어려워진 상황이다일단 신규 수주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 돈으로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인도대금을 받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신규 수주부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수주 부진의 원인은 1)해운업황 부진과 조선소 공급 과잉, 2)유가 하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 급감, 그리고 3)기존의 저가 수주 물량과, 경험이 부족했던 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인한 재무적 우려 때문이다.
일부 벌크선 부문의 업황 반전, LNG 산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의 공급 과잉은 지속 중이고, 신조선가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의 발주도 없었다. 회사가 재무적 위기에 노출되면서 2017년 들어 간간히 나오는 신규 발주량 마저 대우조선이 수주하기는 어려워졌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는 LNG-FSRU(LNG 보관 및 재기화 설비)의 단 1척에 불과하다. 일단 워크아웃이 진행된다면 수주는 더욱 어려울 것이며, 기존 계약 취소 또한 가능할 수도 있다
게다가 완공한 대형 프로젝트의 인도마저 지연되어 인식된 매출이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대우조선해양은 2013소난골(앙골라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드릴십 2기를 124,000만달러에 수주해 지난해 건조를 마쳤지만 저유가 국면 지속에 따른 소난골 측 자금 사정으로 인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엑슨모빌 등 오일 메이져들과 드릴십 운영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발표한 자구 안에 따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목표 6조원 중 지난해까지 1.64조원을 이행하였을 뿐이다.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분사를 통해 차입금 2조를 지주사에 떠넘겼고, 삼성중공업이 그룹 계열사들의 1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과 같은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비조선 사업부 축소 작업과 마곡지구 부지와 당산사옥 등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향후 전망 
대우조선해양은 635CGT(94)의 수주잔량을 보유하여 수주잔고는 세계 2위 수준으로 많은 상황이다. 2013년 이후 LNG 운송량의 증가가 예상되던 시절 멤브레인 타입 LNG 수주를 충분히 확보했던 덕분이다따라서 기존 수주가 매출로서 진행되기 위한 유동성을 공급해 주고수주 잔고가 손실인식 없이 무난히 진행되어 현금으로 회수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정부의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신규 수주가 없어 현금흐름이 막혀있지만, 아직 수주 잔고가 있으니 채권자들의 현금 상환을 유예시키고 유동자금을 지원해 기존 수주를 매출로 진행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하고 버티겠다는 것이다.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아직 상선부문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고선가는 원자재가격 상승을 반영해 벌크선(원자재 등 건화물) 위주로 소폭 상승 반전했지만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122pt2004년 이후 최저점을 경신하여 하락 중이다. 벌크 업황 회복에 따라 벌크선 위주로 신조선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조선소 설비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는 않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지속된 철강 가격 상승에 따라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두꺼운 철판)가격 상승이 발생하여 조선업체의 원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상선 부문은 2018년 이후에는 공급 증가량이 제한될 수 있어 추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조선소 공급 과잉은 지속되고 있으나, 전세계 조선소 숫자는 과거 5-600여개 수준에서 올 연말 300개로 급감할 전망이다. 여유가 많은 글로벌 선복량에도 불구하고 공급량 축소로 인해 수급 밸런스가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근 LNG 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LNG 운송선, 생산설비 및 기화설비의 발주가 진행되어 수주 가뭄의 우려를 덜었다. 2020년 국제 해사기구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도입됨에 따라 LNG 등을 연료로 하여 규제를 충족하는 신규 선박 발주 기대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기 수주량의 매출 소진 이후에 신규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면 규모를 축소해야 할 것이다.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는 있으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가 웬만한 업황 회복으로는 수주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다. 기존 수주를 소진한 대우조선해양의 규모는 중형 조선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양플랜트나 방산 등 일부 사업부문을 IPO하거나 다른 조선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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