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0일 월요일

3.13. 2017 유가 급락과 감산 연장의 딜레마

$50 이하로 급격히 하락한 유가
2월 말 $50-55의 박스권 내 상단에서 움직이던 유가는 3월 초 하락 전환했고 미국 주간 재고 발표 후 급락세를 나타내며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EIA(미국에너지 정보청)33일 미국 내 원유재고가 1주일간 8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하여 컨센서스인 200만 배럴 증가를 크게 상회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가져와, 유가는 당일에만 5.4% 급락하였다. OPEC의 감산 이행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산 및 재고 증가의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였다.
유가의 약세 전환은 미국 재고 뿐 아니라 3월 미국 FOMC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등에 따른 원자재 시장 전반의 약세에 영향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의 2월 생산량 발표와 미국 원유 생산 증가세 확대로 약세를 지속했고, 9주 연속 지속된 미국의 리그 카운트 수의 증가와 3EIA의 미국 석유 생산 전망 상향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후 유가는 사우디의 감산 연장 불확실성 등이 추가적으로 부각되며 하락세를 지속해 $50 이하에 다다랐다.

OPEC 감산은 준수되고 있었지만
OPEC 감산은 사우디 주도 하에 카타르, 앙골라 등 주요 OPEC 국가들의 감산 참여가 이어지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었다. OPEC은 지난해 11월 말 하루 1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었다. 또한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들은 이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감산을 이행할 계획이었다올 해 들어 사우디는 70만배럴/일 이상을 감산하여 계획보다 더 많은 규모의 감축을 달성했다. 2월 말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978만배럴/일로 추정된다. OPEC 전체로는 연초 이후 98만 배럴/일을 감산하여 2월 말 생산량은 3217만 배럴/일을 기록하였다.
반면 러시아 등 비 OPEC 국가의 감산은 계획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2월 말 생산은 1100만 배럴/일로 추정되며 이는 연간 10만 배럴 남짓 감산한 것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사우디와 러시아 간 긴장 관계는 지속되고 있으나, 사우디 주도의  강력한 감산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미국의 증산과 급증한 재고
OPEC2017년 비회원국들의 산유량이 24만 배럴/일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이 비회원국 산유량 전망치를 올린 것은 대부분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의 증산 때문으로 이미 증산 가능성은 예상되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생산 증가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연초 OPEC의 감산이 상당수준 준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었던 이유는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미국 원유 생산 내에서도 대표적인 셰일 오일 생산지인 Permian(텍사스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리그 카운트가 급증하였다. 미국 내 가동 중인 오일 리그 카운트는 9주 연속 증가하여 165저점 대비 301개 증가한 617개를 기록하였다.
미국 셰일업체들의 시추 및 완결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기술 발전과 업황 부진에 따라 과거 2~3년 전 대비 상당히 절감되었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높은 Permian 등 일부 주요 광구들의 유가 손익분기점은 $40 이하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3 발표된 미국 원유 생산량은 908만 배럴/일을 기록하여 16년 가을 이후 60만 배럴/일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EIA3월 월간 보고서에서 2017, 18년 공급 전망을 각각 21만 배럴/, 14만 배럴/일 상향 조정하였다
이렇게 생산량이 증가하다 보니 원유 재고도 급증하게 되었다. 38EIA에서 발표된 미국 원유 재고량은 약 53천만 배럴로 전주대비 821만 배럴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인 200만 배럴과 지난 주 증가치인 150만 배럴을 크게 상회하였다.

감산 연장의 딜레마
유가가 $50 이하로 후퇴하며 산유국들이 과연 다시 하반기 감산 연장에 대해 합의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감산은 6개월간의 일시적인 협약이며 원유 감산 기간 연장의 문제는 5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OPEC 회의에서 다시 협의되어야 한다.
사우디는 일단 공식적으로 감산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사우디, 이라크, 앙골라, 오만 등 주요 산유국들은 하반기 감산 연장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미국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감산 연장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일부 사우디 관료들이 미국 셰일 생산 증가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 연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다고 보도하였다.
OPEC 국가의 참여 불확실성도 문제이다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다른 OPEC 회원국들은 물론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러시아의 감산 속도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OPEC내 주요 생산국인 이라크와 앙골라 등 일부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상황에서 감산 연장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감산으로 인해 유가는 지지되고 있으나 셰일 오일 증산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의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석유 시장의 초과공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감산 기한 연장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유가는 언제든 다시 급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유가 수준을 지지하기 위해 감산을 연장할 경우 미국 셰일 오일 증산 및 수출 가속화에 따른 OPEC 등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산유국들의 목적이 시장점유율인지, 가격인지, 혹은 석유 판매 수입인지에 따라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점유율과 가격을 동시에 확보할 수는 없다. 특히 사우디는 아람코 상장을 준비 중인 상황으로 유가를 지지해야 하지만 감산 연장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추가 상승은 어렵고 미국 증산에 따라 시장점유율만 잃을 수 있어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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