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4일 토요일

[독서 정리] 도시의 승리 독서모임 후기


hubris 님 독서모임 후기: 도시의 승리

   후기를 공들여 써 주실거라 생각은 했지만 압도적인 글이라 제 감상을 올리기 부끄러울 정도네요. 그래서 책 내용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정리해보았습니다.

1. 가장 좋아하는 책
   대표님께서 쓰신 여러 신문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좋아하는 문구는 '도시에서 승리하세요'의 여성신문 기사 마지막 한 줄이었습니다. 그 문구가 이 책의 제목에서 따온 것이었다니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싶더군요.
   저도 지구와, 지식 문명과, 경제 물산과, 사람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2. 도시로 도시로
   선진국에서는 도시가 혁신과 교류의 장소이지만 신흥국에서는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되는 관문입니다.
   저는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자라지는 않았으나 많은 지적 호기심을 채울 길이 없었습니다. 인터넷도 없었고 주변 사람들에 물어도 답을 구하기 어려웠고 그저 책을 열심히 읽을 뿐이었죠. 그래서 그때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서울에 올라왔을 때 1차 쇼크였고 도시의 문화와 부에 대해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서울은 참 별세계더군요.
   금융업계에 취업을 하고 나서는 몇 년간 여행을 다니며 책에 나온 거의 모든 주요 도시를 한번씩 다 가보았습니다. 홍콩, 싱가폴부터 시작해서 매년 서너번씩은 나가서 기를 쓰고 주요 도시들을 다 보고 왔죠. 도시와 글로벌 세상으로 연결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한 도시는 싱가폴, 시애틀, 런던, 샌프란시스코 입니다. 항구도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바다의 쾌적성도 좋지만, 나가사키, 상해, 홍콩, 말라카, 뭄바이를 거쳐 레바논,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 도시들과 암스텔담과 로테르담, 런던, 스톡홀름, 베르겐에 이르기까지 과거 물산이 연결되던 상업 중심지로서, 산업화 이후에는 산업중심지로서 기능하던 항구도시의 매력을 사랑합니다. 글로벌라이즈드 되고, 물산과 사람이 모이고, 자유로운 사고의 교류와 상거래가 이루어지고, 높이 솟아 있으면서도 녹지를 갖춘 활기있는 도시,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자원은 지식
   대학 때 즐기던 게임 중에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라는 문명 시뮬레이션이 있습니다. 게임 얘기를 꺼내는 건 좀 쌩뚱맞지만 게임에서는 중세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식량, 근세에는 금, 산업사회에는 오일이고 탈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부터 지식이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 그래서 연구소를 많이 지어야 합니다. 나중에 게임이 현실고증이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식의 핵심이 정보교류에 있다면 역시 배움의 과정에서 세상과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논리에 이르게 됩니다. 책에서 인간의 가장 큰 능력은 옆 사람의 것을 베끼는 데 있다고 했죠. 딱히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탁월한 동료/선배들과 같이 일하고 같이 지내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익히는 것은 자신만의 몰입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배우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죽치고 있어봐야 해결될 게 없더라고요. 학교에서 배운 것이 적지는 않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쓰는지, 어떤 지식을 다시 끄집어내야 할지 알려준 것은 역시 동료들과의 경험이었습니다.


4 도시의 핵심은 (젊은)사람
   2년 전 쯤 군산에 갔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산업의 침체로 큰 불황을 겪는 도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방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더군요. 사람이 있어야 인프라건 뭐건 의미가 있고 일단은 사람을 모아야 도시가 기능하는 법이라 생각했습니다.

   교외 지역은 쾌적하게 사는 매력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보의 중심지로부터 멀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조선/기계 산업이 좋던 2000년대 초중반 시절 창원거제 집값이 서울가격에 육박했고, 자동차 정유화학이 나쁘지 않던 2010년 경 울산 집값이 비쌌습니다. 반도체 IT 산업이 좋으니 수원 동탄이 좋을 수 있겠으나 산업이 기울 수 있다는 약점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IT는 좋겠지만 장담할 수는 없죠. 2000년대에도 유가는 200불을 갈 줄 알았으니까요. 또한 어떤 지역의 삶이 더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구요. 쾌적한 교외보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심의 핫플레이스가 더욱 매력적일 수 있고, 도심에 쾌적성만 확보할 수 있으면 (아파트 대단지나 공원 등) 결국 지식을 교류하고 돈을 버는 것은 북적대는 곳이 낫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오히려 가난하고 젊은 사람들이 넘치지만 활기에 넘치는 뭄바이, 션전의 미래가 밝아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션전은 몇 년 사이에 놀랄만큼 변화해서 이제는 가난한 도시라고도 할 수 없게 되었죠.


5. 경제학 이론이 현실을 설명할 때
   이 책의 매력은 경제학 이론으로 경제학 이론이 자주 무시되는 부동산 시장을 명쾌하게 설명한다는 데 있습니다. 경제학은 상당히 예리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세상을 재단할 때 여러 선입견과 상상의 한계에 빠지곤 합니다. 경제학적 방식으로 생각하고 theory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이런 탁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구나, 느끼게 된 실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Market] 자산가격의 정상화


자산가격의 정상화


트레져리 10년 금리가 1.0 목전까지 돌아오면서 정상화됨. 금리를 보면 자산가격 대난리가 한바퀴 다 돌아 온 것 같다.

2월 초에 중국, 한국에서 있었던 하락은 사스 때와 같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 정도였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2월에 미국은 금리 내린다고 나스닥 랠리, 금리 랠리에 미국만 안전하다고 달러가 랠리해서 주식채권환이 다 랠리하는 과도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결국 유럽 미국 바이러스 전염되며 미국 주식시장 조정 발생.

미국 주식 조정받으니까 리스크패리티등 자금이 채권에 더 쏠렸고, 변동성 높아진 상황에서 유가 폭락이 하방에 불을 붙였음. 주식 대폭락, 트레져리 개급등, 달러 폭락을 갔다가 아 이거 아닌가보다 하고 크레딧 발살나고 결국 트레져리까지 발살나니까 이렇게 해서 비싸진 모든 미국 자산들이 한바퀴 돌면서 다 박살나서 이제 가격만 보면 다 정상화된거 같음.

뭐가 얼마나 비쌌느냐 하면, 2월 나스닥이 10,000을 향해 갈 때 FOMO의 위협 때문에 과도하게 오른 것 같긴 했음. 나는 주식은 꺾이기 전 까지는 웬만해서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데 이번에는 바이러스 때문에 꺾일 이유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기대를 먼저 다 땡겨서 한차례 더 랠리했던게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함. 트레져리는 3월 초 10년물 기준 일시적으로 0.4를 깼는데 08년 금융위기때도 0.7 이하로 안내려갔던 것을 생각하면 과도한 랠리였고 이는 주식 급락으로 알고든 패리티든 패시브 자금이 채권에 과하게 쏠렸다라고밖에 해석이 안됨. 패시브니까 과하게 샀다고 생각함. 자산배분 알고가 주식 뽀개지니까 채권 샀다가 채권 너무 고가가 되어서 채권도 뽀개지는거 같으니 다시 주식으로 가는듯 해서 한바퀴 슝 돌았음.

앞으로는 기름이 가장 중요한 지표인거 같은데 기름값이 쉽게는 못올라올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기름값이 낮은게 경제에 좋은 일이기도 함. 나쁘게는 안 보려고. 한참을 못올라오면 그것대로 다른 지표가 의미있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는 2분기부터 이미 중국은 큰 폭의 회복을 보일거고, 유럽, 미국은 얼마나 바이러스가 빨리 잡히는지 백신이 빨리 나오는지에 따라 경제 정상화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나올것인지가 핵심인데 적당히 빠른 시간 내 정상화되는 그림이라면 이와 큰 관계 없이 자산가격은 움직일 것 같고 수요는 펜트업으로 빠르게 올라올거고 재정 통화 부양책은 쏟아냈고 해서 한두분기 쉬면 일부 섹터 제외한 경제는 빠르게 올라올 것으로 봄.

이거 덕에 MMT가 의미있게 논의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금리와 자산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되긴 될까 하는게 큰 관심사.


국내 크레딧은 일단은 회복되겠으나 한국은 지속적으로 말라죽어가는 상황이라 상승트렌드가 있는 섹터는 역시 디램말고는 없고 내수경기와 레져항공, 중공업쪽이 애초에도 안좋은 상황에서 쳐맞아서 버틸 체력이 없는데 몇몇은 터질 수도 있을 것 같고 레버리지가 없어서 금융위기같은건 아니고 그냥 말라죽어가는 그림이 바뀔 일은 없을 것 같음.

항상 강조하지만 한국은 민간활력을 살리는 재정정책, 즉 감세가 필요함. 부가가치세 감세가 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안될것 같고 디램가격의 변동성에 기대어 사는 나라가 되어가는 듯.


글로벌 저금리 추세가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내가 답을 내릴수는 없지만 통화정책이 원인이 아니라 부가 너무 흔해졌다는게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웬만해서는 저금리가 해소될 것 같지는 않음. 그래서 경기가 크게 빠그러지지 않으면 자산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트라이 할 것 같고 그래서 불안정성이 커져서 이런 크래시 상황이 가끔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함. 글로벌 자산간 네거티브 코릴레이션으로부터 얻는 이득이 점차 약해지고 있어서 풋 보험의 가치가 있다는 것.


역시 지수를 로스컷 치려면 아예 초반에 하던지 해야지. 단기적으로는 트렌드가, 장기로는 민 리버팅이 맞는건가 생각하지만 엄밀하게 검증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

가즈아만 외치는 사람도 이상하지만 과도하다만 외치는 사람도 역시 이상함. 이상하다기보다는 안깨지기는 하는데 잘 못벌음... 안깨지는게 잘 버는 첫걸음이기는 하다만. 나는 이제 펀더멘털 리서치나 운용 같은건 거의 하지 않고 올해는 퀀트 패시브 글로벌 자산배분 테크니컬 트레이딩 뭐 이런 쪽 일로 아예 넘어감. 즐겁게 법시다.

<연경, 북경,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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