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4일 수요일

[독서 정리]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북클럽 후기



늦게나마 독서모임 후기를 올립니다.

1. 자이한의 책을 좋아했는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 미국의 지정학적 분석은 브레진스키의 '거대한 체스판' 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듯이, 해양세력인 미국이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의 적(러시아, 중국)을 포위하고, 전선(방위선)을 단순하게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3. 지정학적 분석에서는 주요 player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1)주어진 자원(보통 지리적 여건)을 가지며, 문화적/민족적 성격에 따라 2)외향적/내향적 목적을 가지며, 그 목적 달성을 위한 3)행위는 profit max를 위한 합리적 판단과 과거 역사적 경험에 따른 비합리적 의사결정 사이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따라서 지리와(자원), 문화와(경향성), 역사를(경로의존성) 알지 못하면 지정학적 분석이 어렵습니다. 자이한도 분명히 이런 툴을 사용하며, 다른 지정학적 분석가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풍부한 컨텐츠는 지정학적 분석의 기본입니다. 다만 행위를 예측함에 있어 다소 과감하거나 비약이 있는 부분이 많으며, 저는 그래서 자이한의 전망을 '예정된 미래' 보다는 '하나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게 됩니다. 확률적으로 이렇게 될까? 싶은 부분이 많습니다.

5. 피터 자이한의 결론(미국은 세계에서 손을 뗀다) 에는 큰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셰일이 나건 말건 소비에트는 멸망했고, 미국은 먼로 선언 때부터 언제나 그래왔듯이 아메리카 대륙 외부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하기 때문입니다.

6. 다만 지정학적 분석에서 국가를 하나의 player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여러가지의 자아를 가진 나라입니다. 대표님께서도 지적해주셨듯이, 중서부와 남부의 대부분의 미국 백인은 아메리카에 만족하지만, 뉴잉글랜드의 프로테스탄트들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그들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만든 주역입니다. 콜린 우다드의 '분열하는 제국' 에서 미국의 다수의 자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 소비에트는 없어졌지만 미국이 중국을 내버려 둘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듯이, 중국은 여러 내적 모순을 가지고 있고 경제성장의 요인을 미국의 수출시장에 대한 접근성으로 판단한다면 중국의 위협을 대단찮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그렇기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은 고립주의와 중국 포위망 구축을 위한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 사이를 계속 저울질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의 롤 모델 중 하나는 로마 제국입니다.

8. 동아시아는 특히 에너지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자이한의 분석에 동의합니다. 중국이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채널에 미얀마, 파키스탄까지 쓸 수 있으니 오히려 나은 편입니다만, 한국 대만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에너지 소비는 그렇다치고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의 비용경쟁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9. 피터 자이한의 해석은 특히 트럼프의 외교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과 함께 자이한이 제시하는 지정학적 시각의 예측력도 크게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당분간 트럼프 식으로 외교를 하는 동안에는 자이한처럼 생각하려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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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브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겨서 여기에도 다시 올림

댓글 4개:

  1.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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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 수정하려다가 수정기능이 없어서 삭제를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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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 W.Lee님 블로그 구독하고 있었는데 포스팅 제목에 hubris가 있길래 설마 했는데, 그분(?) 이셨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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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신가요. 제가 아는 분이려나. 세상이 좁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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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모르실 겁니다. 김대표님 블로그에서 가끔 댓글 남기긴 하는데 거의 은둔. 회색인간 톡방도 거의 은둔모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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