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7일 일요일

안산시 탐방

 <8/7 안산시 탐방: 외국인 집합소, 교통 개선 확연>


이번 주말에는 안산시에 다녀왔습니다. 외국인들의 성지? 집합소?가 되어가는 중요한 지역이라 눈으로 보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거제도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사태로 말이 많은데, 같은 용접일 할거면 안산에 가서 하는게 훨씬 낫다는 얘기도 돌더라구요. 역시 경남의 제조업은 지고 경기 서남으로 넘어옵니다. 그런거 좀 보고 싶기도 했구요.


일단 4호선을 타고 직접 갈 엄두가 안나서.. 용산에 수원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30분 걸려서 수원역에 갔고, 수원역에서 수인선을 타고 20분만에 안산에 도착했습니다. 수인선 이게 참... 일제 중기에 깔아둔 노선인데.. 90년에 폐선되었다가 이제 다시 꺼내서 전철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저 북쪽에 고양-의정부까지 교외선도 죽어있는데 이거 언젠가 살릴 수도 있을거 같고.. 수도권 폐선은 언제나 관뚜껑 열고 나올 수 있겠다 싶어요. 


여튼 수인선은 인천-연수-시흥정왕-안산공단-안산중앙-수원을 연결하면서 경기 동부 분당선과 연결됩니다. 경기 남서를 횡으로 잇는 새로운 축이 생겼습니다. 사람들도 꽤 많이 타더라구요. 같은 수인분당선이지만 수원역 서쪽부터는 외국 스멜, 수원역 동쪽부터는 삼성전자 스멜.. 이렇게 확 바뀝니다.


수인선은 확실히 부활한게, KTX마저 수인선으로 연결될 예정입니다. 평택에서 올라오는 KTX 노선이, 수원 서쪽 어천역 근방에서 좌회전해서 수인선으로 갈아타서, 안산 초지에 한번 서고, 인천으로 갑니다. 인천에서 어디에 설지는 모르겠는데 연수와 인천 구시가의 사이인 송도역(송도신도시 아닙니다)에 선다고 하는데 아직 확정은 아닌거 같고.. 여튼 그렇습니다. 


KTX는 서해선으로도 연결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전철로 안산-시흥-부천-김포공항-고양대곡을 잇는 전철이 생겼는데요, 이 노선을 남쪽을 더 뚫어서 기존의 장항선에 연결하는 KTX 노선, 인천-안산-평택항-충남당진-충남홍성-충남대천-전북군산으로 이어지는 서쪽 라인이 구상중입니다. 이 한가운데에 안산이 있습니다. 



안산시는 외국인이 많기로 유명합니다만, 외국인 거주지와 한국인 거주지는 꽤 분리되어 있습니다. 도시 동쪽은 초지역, 중앙역, 한대앞역.. 이쪽은 애초에 안산시가 계획도시로서 생겨났을 때 아파트 때려박은대라서.. 90년대 00년대 준공 아파트가 많고 한국사람들 위주로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은 것은 안산시에서도 서쪽인 안산역 근처구요. 이게 안산역 부근부터 철도 남쪽으로 해안가로 공단이 쫙 펼처지는데.. 거기서 누가 일하겠습니까... 외국인들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되시겠습니다. 


안산역 북쪽 다문화시장은 정말 한국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구요, 그렇다고 대림처럼 중국 느낌이 나지도 않습니다. 외국인들은 원하는 물품을 얻기 힘들기도 하고 원래 전통시장이 친근하기도 하고.. 전통시장의 각국 특화 상점을 이용한다고 하던데요, 뭐 이마트 가봐야 원하는 물건 없을거니까 자연히 그렇게 되겠구나 싶습니다.


거주 외국인 수는 10만명, 안산시 인구가 100만명이니까 10%인데..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은 됩니다. 그래도 열의 하나.. 그 이상은 되겠습니다. 일단 파악되는 외국인 중에는 중국계 동포 및 중국인이 50%를 넘구요, 우즈벡, 러시아, 카자흐, 키르기즈 등 CIS 출신이 25% 정도, 비엣남이 3%(비엣남은 동남아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타이, 미얀마 순으로 있는 동남아시아가 5%,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 랑카(스리 랑카의 랑카는 섬이라는 뜻이고 스리는 접두사입니다), 파키스탄, 인디아 순인 남아시아가 2% 내외 되시겠습니다. 근데 머.. 미등록 인구가 한 2배 되지 않겠습니까. 대충 중국인/연변인 절반에 나머지 절반은 우즈벡/고려인, 그 나머지는 동남아/비엣남/남아시아 이렇게 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역시 중국계가 많지만, 그래도 대림동과 좀 다른 점은 고려인의 비중이 많고, 꽤 diversified 되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안산역 앞 다문화거리의 느낌은 중국이라거나 대림동과는 다른, 말레이의 콸라룸푸르나, 싱가폴의 리틀인디아/게일랑 처럼 느껴졌습니다. 중국인이 꼭 주류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오는 방법은 산업연수생 같은 제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만, 한국계 동포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방법은 상당히 쉽습니다. F4 비자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데요, 사실 한국에 있는 외국인에게 한국 비자 연장은 아주 곤란한 일입니다. 예전 저희 집에 살았던 외국인 유학생 친구들도 참.. 목동에 가서 (오목교에 가면 외국인 등록소인가 뭐시기 있습니다) 비자 연장 받아야 하는데 괜히 밉보이면 연장 안되고 그럼 변호사인 와잎이 도와주기도 하고 뭐 개난리를 치고 그랬었는데 한국 혈통이 있다고 믿어지는(적당한 근거자료만 있으면 됩니다, 중국정부의 조선족 인증이라거나) 동포의 경우는 거의 무제한으로 비자가 연장이 됩니다... F4 비자라는게 그런거구요. 3년에 한번 갱신하면 무제한으로 거주 가능합니다. 사고만 안치면. 자격요건은 대학 이상 졸업자거나 무슨 기능... 뭐 이런거 있는데 아주 단순한 자격증.. 네일아트나 미용이나 맛사지나 머 이런거 있으면 ㅇㅋ가 되기 때문에.. F4 비자가 거의 100만명에 육박하는데.. 그 중 90%가 중국인입니다. 나머지는 미국/캐나다인데, 그건 재미교포, 재 캐나다 교포 같은 검머외이기 때문에 외국인이라 하기 어렵고.. 사실상 F4는 소수의 고려인을 제외하면 한국계 중국인에게 열려있는 제도죠. 한국 외국인 제도라는게 이렇습니다. 다른 국적에는 문을 강력하게 닫는데, 한국계 혈통이 조금 있으면 평생 열어줘요. 


대림동만 해도 중국인 비중이 너무 높고, 이렇게 단일 국적 외국인을 받는게 맞나, 미국도 비슷한 관점에서 히스패닉 받다가 국가정체성 거덜나게 생겼는데, 안산 다문화거리는 중국인만이 아닌, 고려/CIS인, 비엣남인, 동남아인, 남아시아인 등 많은 문화가 한국에 공존할 수 있겠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도 중국이 50%가 넘습니다만..



여튼 안산역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시흥 정왕, 오이도를 거쳐 배곶신도시에 도착하고, 여기서부터는 다시 한국인들의 아파트 마을이 됩니다. 서쪽으로더 넘어가면 인천 남동, 연수를 지나 구 인천에 다다릅니다. 안산역 남쪽으로는 반월공단을 넘어, 시화대교를 지나 시화호 남쪽으로 가면 이제는 송산 신도시가 열심히 건설 중에 있는데요.. 여기는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다문화 마을.. 여기의 미래도 궁금해지구요.


안산에서 서울에 돌아오는 길은 참 고됐습니다. 4호선 타고 1시간 10분을 느릿느릿... 산본-금정-평촌-과천을 지나야 간신히 사당에 도착하는데요... 지금은 1시간 넘게 걸리지만 2년 후부터는 얘기가 또 다릅니다. 신안산선이 개통되거든요. 여의도역 공사하는거는 다들 보셨겠지만 여의도-영등포-신풍-구로디단-광명역-에서 바로 안산중앙으로 꽂아버립니다. 안산중앙에서 구로디단까지 18분, 여의도까지 25분 걸립니다. 와 이럼 다닐만 하죠. 동서남북으로 전철이 다 뚫리는 와중에 서울 급행이 뚫힌다? 거기에 GTX C 노선이 안산에 분기를 주네마네 하는데 뭐 얘기나왔으니 주겠죠.. 이러면 살만 합니다. 이러니까 중앙역 센트럴 푸르지오가 9.5억, 초지역 메트로단지 푸르지오가 9억 하고 계시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경기 서쪽이 점점 더 좋아지는데(그렇다고 똘똘한 한채 시대에 뭘 사겠다는건 아닙니다만) 서쪽의 트래픽이 1차로 영등포에서, 그리고 여의도로 집결하는 느낌입니다. 신안산선은 영등포에서 쉬고 GTX B는 신도림, 여의도로 들어오네요.

<연경, 북경,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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